지식재산 주요국(한국·미국·중국·일본·유럽, 이하 IP5)에 접수된 한국 국적 출원인의 특허출원이 증가했다. 대기업을 필두로 반도체 등 분야 특허출원이 두드러진 양상도 엿보인다. 기술패권 시대, 해외에서 특허권을 획득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국내 기업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특허청의 ‘IP5 핵심 통계지표’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이 IP5(한국을 제외한 4개국)에 출원한 특허출원은 8만3821건으로 전년대비 9.4% 증가했다.
같은 기간 IP5에 총 302만건의 특허출원이 접수(자국 출원 포함)돼 전년대비 2.9%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주요국 특허출원 증가율은 IP5 전체 증가율보다 6.5%P 높다.
출원 상대국 중에선 미국이 전체의 51.7%(4만3310건)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컸다. 이어 중국 23.9%, 유럽 15%, 일본 9.4%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해외 특허출원 동향을 가늠할 한국인의 우선권 주장 증명서류 발급현황에서는 대기업이 전체의 79.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기술 분야에서는 반도체(26.4%)와 컴퓨터기술(13.8%)이 큰 비중을 보였다.
우선권 주장 증명서류는 출원인이 국내 출원을 기초로 한 발명을 해외에서 출원할 때 특허요건 등의 판단 시점을 국내에서 출원한 것과 같은 일자로 소급해 적용받을 목적으로 해외 지식재산 주무기관에 제출하는 서류다.
기술 분야에서 반도체와 컴퓨터기술의 우선권 주장 증명서류 발급이 많았던 것은 인공지능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과 맞닿은 현상으로 판단된다. 실제 인공지능 관련 시장규모는 2022년 869억달러에서 지난해 1502억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출처=MarketsandMarkets, 2024)된다.
이를 기초로 특허청은 국내 대기업의 반도체, 컴퓨터기술 연구개발과 특허출원이 앞으로도 더 활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와 컴퓨터기술 외에도 한국 국적의 출원인은 배터리 기술이 포함된 전기기계, 에너지 분야, 오디오·영상기술 등 분야 특허를 IP5에 주로 출원(상위권 포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IP5에서 심사된 한국인의 출원 중 특허로 인정받은 비율은 미국에서 85%(중국 79%·유럽 78.2%·일본 77.1%), 유럽에서 78.1%(중국·일본 69.7%·미국 65.0%), 일본에서 77.7%(일본 78.7%·한국 77.7%·중국 74.6%)를 나타내 IP5 국가별 특허출원 등록률에서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에서 인정받은 특허출원 등록률만으로는 한국이 1위를 차지했고, 2위인 중국과 5%P 격차를 보이기도 했다.
이는 한국 국적 출원인의 해외 특허출원 증가세가 단순히 양적 확대에만 그치지 않고, 특허로 등록될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선별해 주요국 시장을 공략하는 것으로 해석돼 고무적이라는 게 특허청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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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수 특허청 산업재산정보국장은 “국가 간 기술경쟁이 격해지는 현시점에 특허로 해외에서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는 것은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필수요건이 된다”며 “특허청은 앞으로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특허망을 보다 촘촘하게 갖춰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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