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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플힙템] 입지 않고 메는 ‘패딩백’…11만개 판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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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초은 시엔느 대표 인터뷰
지난해 매출 200억, 1년전 보다 매출 2배 뛰어
2021년 시엔느 브랜드 론칭 이후 가파른 성장

"취향을 공유하는 블로거로 시작해 지금은 시엔느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좋아하는 것들을 만들고 공유하다 보니 남들이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수긍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힙플힙템] 입지 않고 메는 ‘패딩백’…11만개 판 그녀 서울시 성수동 시엔느 쇼룸에서 만난 박초은 대표. 사진을 찍히는 것이 어색하다는 듯이 웃고 있는 모습.[사진=이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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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초은 시엔느 대표는 지난달 22일 서울 성수동 시엔느 쇼룸에서 아시아경제 인터뷰를 통해 "매일매일 새로운 브랜드가 쏟아져 나오는 치열한 패션 시장에서 시엔느가 버틸 수 있는 이유"라며 이같이 말했다.


시엔느는 지난해 말 기준 1년 6개월여 만에 ‘패딩백’ 11만장을 판매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이다. 시엔느의 지난해 매출액은 200억원, 전년도 매출액은 100억원 이다. 패딩백이 처음 나온 것은 2022년 4월 즈음이다. 이때부터 지난해까지 패딩백의 누적 매출액은 7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액과 비교하면 전체 매출의 40%가 패딩백에서 나온 셈이다.


박 대표는 “패딩을 꼭 겨울에만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 시작이었다”며 “패딩백을 통해 고객층을 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볍게 들 수 있고 수납력이 좋다는 장점이 부각되며 지금까지도 패딩백 수요는 이어지고 있다. 패딩백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다른 브랜드에서 복사(카피)제품을 만들어 파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엔느는 지난해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패딩백 수요가 꾸준히 유입된 가운데 지난해 5월 패션플랫폼 W컨셉의 제안으로 뉴욕 일러스트 작가 앰버 비토리아와 니트, 티셔츠, 모자 등 협업 상품을 선보이면서 매출액이 뛰어올랐다. 엠버 비토리아는 구찌, 셀린 등 럭셔리 명품 브랜드와 협업을 한 유명 작가다. 지난해 W컨셉 내 매출만 보면 시엔느는 전년 대비 2.5배 성장했다.


국내 디자이너브랜드가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기준은 연 매출 1000억원이다. 소위 ‘3M’이라고 불리는 마뗑킴, 마르디메크르디, 마리떼 프랑소와가 대표적이다. 이 수치와 비교하면 시엔느의 매출액은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엔느의 매출액이 더 돋보이는 이유는 외부 자본조달 없이 박 대표와 시엔느 직원들의 힘으로만 만들어진 숫자이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대표와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 역할을 맡고 있어 시즌별로 제품을 기획하고 디자인도 직접하고 있다. 시엔느의 브랜드 감성은 유행을 크게 타지 않는 빈티지 클래식이다.


[힙플힙템] 입지 않고 메는 ‘패딩백’…11만개 판 그녀 시엔느 패딩백 [사진=시엔느 홈페이지 갈무리]

시엔느의 첫 시작은 박초은 대표의 '블로그(Blog)'다.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기 위해 개설했던 블로그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 2016년 블로그 마켓으로 확장됐고 2021년에는 브랜드 '시엔느'로 연결됐다. 이때 한남동 쇼룸을 만들고 패션 플랫폼인 W컨셉, 29CM에 입점했다. 박 대표는 "코로나19로 옷에 대해 소비를 하지 않은 때였지만 나중을 생각했을 때 블로그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블로그 옷을 좋아해 주던 소비자들과 만나 PT(발표)를 통해 시엔느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설명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브랜드를 구체화 시켜나 나갔다"고 말했다. 기존 팬과 소통을 통해 브랜드를 함께 꾸려 나가려는 박 대표의 생각으로 이는 시엔느가 다른 디자이너 브랜드 대비 확실한 팬덤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이듬해 더 현대 서울에서 진행됐던 팝업 스토어에는 시엔느의 첫 팝업을 보기 위해 팬들이 몰려 이른 아침부터 '오픈런'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엔느는 현재 한남동과 성수동 쇼룸, 더 현대 서울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외국인 고객과 접점을 키울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박 대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답했다. 박 대표는 "트렌드 성이 짙은 제품을 만들고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면 매출도 같이 커지겠지만 밀도 있는 성장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일시적으로 많이 파는 것보다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좋아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엔느는 더 현대와 지방 한 곳에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다.


[힙플힙템] 입지 않고 메는 ‘패딩백’…11만개 판 그녀 박초은 대표가 시엔느의 봄 제품 컨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여름 시즌 제품은 이달 중 공개된다. [사진=이민지 기자]

해외 진출도 마찬가지다. 기존 국내 시장에서 선보인 제품을 해외에 똑같이 가져다 파는 것보다는 나라별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박 대표는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을 보고 있는데 브랜딩과 제품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공격적으로 진출하는 것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이다. 시엔느는 이번 여름 시즌을 맞아 향수 제품을 선보인다. 이번 여름시즌 콘셉트는 ‘집시 로즈’로 장미꽃을 다양하게 활용했다. 옷을 입었을 때 사람이 꽃이 돼 외적인 아름다움 외에도 향기까지 내뿜을 수 있도록 향수 제품을 출시했다. 박초은 대표는 “시엔느만의 향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품고 있었다”며 “시엔느의 첫 번째 향기로 향후 그 계절에 맞는 옷들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가방 브랜드 ‘앙뜨’를 선보였다. 패딩백으로 ‘가방 맛집’이라는 수식어를 갖게된 만큼 이러한 관심을 이어가기 위해선 새로운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반영된 결과다. 앙뜨는 오는 6일까지 시엔느 성수동 쇼룸에서 팝업 스토어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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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연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것보다는 자신만의 취향을 공유하며 단단하게 성장해 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국내 패션 시장을 보면 새로운 브랜드들이 많이 생겨나기도 하고 반대로 빠르게 사라지기도 하는 것 같다"며 "중요한 것은 트렌드가 바뀌어도 '버틸 수 있는 힘'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통해 이를 탁월하게 보여주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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