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발표 이후 인종 차별 발언 쏟아져"
"인종 차별 이어지면 신고할 것"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 역에 흑인 배우가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종차별적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제작사 측은 공식 입장을 내고 비난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 등은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사 제이미 로이드 컴퍼니가 지난주 전체 캐스팅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남자 주인공인 로미오 역에는 마블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배우 톰 홀랜드가 캐스팅됐다. 여자 주인공인 줄리엣 역에는 배우 프란체스카 아메우다 리버스가 캐스팅됐다. 리버스는 BBC 코미디 시리즈 '배드 에듀케이션' 등에 출연했다.
해당 캐스팅이 공개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비난의 댓글들이 이어졌다. 특히 리버스가 흑인인 점에 불만을 품고 인종 차별성 발언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엑스(X·옛 트위터)에서도 "우리가 보고 싶었던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니다" "줄리엣 배역에 어울리지 않는다" "로미오가 사랑에 빠질 수 있겠냐"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제작사 측은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게재했다. 제작사는 "'로미오와 줄리엣' 캐스팅 발표 이후 개탄스러운 인종 차별이 쏟아지고 있다. 인제 그만 멈춰야 한다"며 "우리는 뛰어난 예술가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그들은 온라인 인종 차별 없이 자유롭게 작품을 창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모든 구성원을 지원하고 보호할 것"이라며 "어떠한 학대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인종차별이) 계속된다면 곧바로 신고하겠다"고 경고했다.
흑인 배우가 출연해 논란이 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영화 '인어공주'의 주인공에는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가 캐스팅돼 논란이 됐다. 원작 팬들은 SNS를 통해 '#NotMyAriel(내 에리얼이 아니다)'이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5월23일 런던의 듀크 오브 요크 극장에서 개막해 오는 8월3일까지 공연이 이어진다. 셰익스피어의 로맨틱 비극을 새롭게 연출한 이 연극은 톰 홀랜드가 12세 때 '빌리 엘리어트'으로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무대에 복귀하는 작품이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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