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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등굣길에 널브러진 콘돔…'오물천지' 영국 마을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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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버크셔주 마을 램번, 오수 유출로 곤경
오물 악취에 위생용품까지…4개월간 방치
주민들, 수도회사 '템즈워터' 대응에 비판

한때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지역이었으나, 이제는 거리 곳곳에 오물의 흔적과 생리대, 콘돔이 널브러져 있다. 아이들의 등굣길은 악취가 뒤덮었고 지나가는 차들이 사태를 더 키우고 있다. 영국 버크셔주에 위치한 마을 램번의 이야기다.


2일(현지시간) 야후 뉴스는 "몇 달간 계속되는 오수 누출로 인해 마을 주민들이 수도회사에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민들이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하는 대상은 영국 최대 상하수도회사 '템즈워터'다. 지난해 12월 이 마을 중심부인 뉴베리 거리의 맨홀에서 오수가 넘쳐 나왔는데, 4개월 넘게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 등굣길에 널브러진 콘돔…'오물천지' 영국 마을에 무슨 일이 [이미지출처=환경단체 'Action for the River Kennet' X(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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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원인으로는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영국에 내린 폭우로 지하수 수위가 높아지면서, 하수가 역류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역류한 오수는 정화되지 않은 채로 인근 램번 강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수질 오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기 위해 오수를 헤치며 걸어가는 형국이라고 한다. 불만을 품은 주민들은 '램번똥쇼'라는 문구가 적힌 도로표지판을 걸어놓기도 했다.


마을 주민들은 이 같은 고통에도 템즈워터가 4개월이 흐른 지금까지 사태 해결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치인들도 강으로 흘러가는 오수를 방치하고 있다며 템즈워터에 대한 비판에 가세하고 있다. 템즈워터는 영국 전체 인구 4분의 1에 물을 공급하는 영국 최대 수도회사로,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 민영화됐다. 대처 정권의 '작은 정부' 기조에 따라 지난 1989년 76억파운드에 매각된 바 있다.


아이들 등굣길에 널브러진 콘돔…'오물천지' 영국 마을에 무슨 일이 [이미지출처=영국 녹색당 소속 'Steve Masters' X(트위터) 캡처]

이 지역 하원의원인 로라 페리스 등 정치인과 환경단체들은 템즈워터가 민영화 이후 주주와 임원 이익만 최우선시하면서, 열악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배당금을 수년간 지급했다고 지적한다. 또 "수질개선과 가격 통제 약속도 지키지 않았으며, 하수가 유출돼도 조치하지 않고, 상하수도 투자도 하지 않아 수돗물 누수도 잦다"고 꾸짖고 있다.



이에 대해 템즈워터 측은 "램번 강 지역의 하수도가 과부하가 걸려 고객들이 피해를 본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지역에서의 폭우로 지하수와 강의 수위가 매우 높게 유지됐고, 이 물의 상당량이 지역 하수도로 유입되어 맨홀에서 홍수를 일으키고 있다"며 "하수도의 흐름을 유지하고 더 이상의 홍수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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