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證 워킹맘·워킹대디 인터뷰
육아휴직 20개월→24개월 확대
남성도 사용 가능…불이익 없어
육아휴직은 맞벌이 가계 소득 방어 수단
사내 어린이집 운영으로 업무에 집중 가능
NH투자증권은 '갓투증권'이라는 별명이 있다. 투자은행(IB) 분야에서 전통의 강자로 유명한 것과 별개로 육아 관련 복지 제도가 뛰어나 붙여진 별칭이다. 출근 전 '증권맨'이자 '부모'인 공윤영 NH투자증권 결제업무 대리와 장재영 자산관리전략부 차장 두 사람에게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직장인의 애로 사항을 들었다. 최 부장은 38개월의 딸을, 장 차장은 28개월의 아들을 키우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워킹맘·워킹대디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두 사람에게 '아이를 기르는 직장인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제도나 지원'에 대해 묻자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육아휴직과 회사 어린이집이었다. 새로운 요구는 없었다. 기존 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큰 도움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들 아빠인 장 차장은 "맞벌이 가정에 육아휴직은 필수다"라며 "육아휴직이란 제도를 통해 아내는 (육아하는 동안) 경력단절을 방어할 수 있고, 재정 부담이 없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반 직장에서는 여전히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임금 협상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권고사직을 당할까 우려하는 사례가 많아서 신청조차 못 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현재 남녀고용평등법에는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가 양육을 위해 육아휴직을 신청하면 사업주는 이를 의무적으로 승인하게 돼 있다. 현실은 다르다. 고용부가 2021년 조사한 '일·가정 양립 실태 조사'에 따르면 근로자의 34.2%가 '육아휴직 신청에 부담을 느껴 신청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올해부터 출산휴가와 별개로 육아휴직 기간을 2년으로 확대했다.
사내 어린이집도 양육 부담을 크게 덜어주는 제도로 꼽았다. 딸 엄마인 공 대리 "직장 근처에 어린이집이 있으면 편하다"며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깐 아이를 직접 돌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라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 어린이집에서 NH투자증권(여의도 파크원)까지는 도보로 7분 걸린다.
장 차장은 "증권사는 시황 변동성이 커 직원의 업무 스트레스가 높은 직장이라 타업종보다 긴장도가 높다. 직장인 부모가 아이에게 신경을 많이 못 쓸 수 있는데, 회사가 어린이집을 운영하니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사내 어린이집은 회사 근무시간, 업종 특성 등에 따라 맞춤형으로 운영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 때문에 집 근처 어린이집보다 사내 어린이집을 선호한다고 귀띔했다. 장 차장은 "NH투자증권 출근 시간은 오전 7시 30분~8시로 증권사 중에서도 이른 편"이라며 "어린이집이 일찍 문을 열고, 오후 8시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야근 시 심적으로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사는 직접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사례가 드물다. 대부분 한국거래소나 금융투자협회와 연계한 어린이집을 이용한다. 어린이집을 직접 운영하려면 최소 인원 확보, 어린이집 임대 계약 등 따져야 할 비용과 절차가 만만치 않아서다. 연봉과 성과급은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하지만, 육아 관련 제도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
NH투자증권 직원들이 사내 어린이집에 만족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유기농 식단이 강점으로 꼽힌다. 장 차장은 "아이들에게 주는 과일을 최상 브랜드로 제공하니까 식단 때문에 강남 어린이집으로 옮겼다가 다시 등록하려고 알아보는 직원도 있다"며 "부모 입장에서는 '먹을 것'에 민감한데, 아이 식단부터 교육을 최고 수준으로 전담하니 출근 후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사내 어린이집의 교육 프로그램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어린이집은 주간, 월간 단위로 수업 내용을 부모에게 전하고 외부 초빙 교육 프로그램을 따로 운영한다. 원어민 영어 선생님, 미술 전문 수업 등 다양한 교육을 누릴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야근하는 부모를 위한 저녁 교육 프로그램도 따로 존재한다.
두 사람에게 저출산 기조를 바꾸기 위한 현실적인 지원책이 무엇이냐고 묻자 다시 한번 기존 제도 활용을 언급했다. 공 대리와 장 차장은 "아이와 함께하기 위해 20개월을 쉬었지만, 불이익이 없었다"며 "다시 회사로 돌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고, 회사가 제도적으로 양육을 도와주면 아이를 낳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체크포인트
-출산휴가와 별개로 육아휴직 2년으로 확대
-맞춤형 어린이집 직영
-휴직 이후 승진 등 인사상 불이익 없어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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