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의 경기 부양 신호에도 기대감 낮아
채권투자 수요 몰리며 수익률 하락
당국의 지속적인 경기부양 신호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 회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채권 투자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27일 중국 경제전문 매체인 차이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의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 때 2.51%, 10년 만기는 2.36%까지 떨어져 각각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기·초장기 국고채 금리 하락세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졌다. 올해 들어서만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0.3%포인트(P),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2%P 가까이 떨어졌다.
국채의 만기 금리 하락은 채권 거래가 활발해진 데 따른 거래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최근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5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0.25%P 인하하는 등 당국은 통화 완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 정책은 경기 부양 신호로 읽혀 채권 투자 수요를 감소시킨다. 하지만 이후에도 여전히 채권시장 열기가 식지 않으면서 국채 금리 하락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추가적인 통화 완화 시도를 전망하고 있다. 왕타오 UBS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금리가 0.1~0.2%P 더 인하되고, 지급준비율도 0.25%P 하향 조정될 것으로 봤다. 또한 담보보완대출(PSL) 등 추가 도구도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무라증권 역시 보고서를 통해 인민은행이 2분기 이내에 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와 LPR을 재차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이신은 "현재 채권시장 열기가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는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여전히 약하기 때문"이라면서 "근본적으로 약한 회복 기대감은 여전히 반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당국의 경기부양책의 구체적인 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인대 최대 이벤트로 꼽히는 리창 국무원 총리의 업무보고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경제정책 방향, 예산 등이 공개된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 수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기저효과를 기대하기 힘든데다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당국의 전격적인 부양책이 등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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