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수익성 긍정적 영향…소비자엔 저렴한 요금제 제공
업계 시장 상황 예의주시…전문가 "옵션 추가 유행될수도"
넷플릭스에 이어 티빙도 광고형요금제(AVOD) 도입을 예고하면서 다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도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요금제를 이용할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AVOD가 '뉴노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 왓챠, 디즈니플러스 등 OTT 기업들은 AVOD 국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왓챠 관계자는 "당장 요금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업계의 변화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브 관계자 역시 "뚜렷한 시점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계속 검토 중"이라고 했다. 티빙은 토종 OTT 최초로 다음달 4일부터 월 구독료 5500원의 AVOD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미국과 유럽 국가에서 AVOD를 도입해 운영 중인 글로벌 기업 디즈니플러스의 관계자는 국내 도입에 대해 "확정된 시점은 없지만 글로벌 플랫폼이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AVOD는 2022년 11월 넷플릭스가 업계 최초로 도입한 이후 줄곧 OTT 업계의 관심사였다. 지난달 에이미 라인하드 넷플릭스 광고 총책임자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4’의 ‘미디어 수익화의 미래’ 세션에서 AVOD의 월간이용자수(MAU)가 2300만명을 기록했다고 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수치(1500만명)보다 53% 증가한 수치다.
최주희 티빙 대표도 CJ ENM 콘퍼런스콜에서 "3월 AVOD 시작에 맞춰 프로야구 KBO 독점 중개도 시작해 광고 사업에 호재라고 생각한다"며 "보수적으로도 전체 가입자의 20~30%가 AVOD를 구독하면서 매출이 10% 정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AVOD 도입이 요금제의 스펙트럼을 넓혀 토종 OTT 업체의 해외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처럼 K-콘텐츠 수요가 높지만 소득이 높지 않은 국가로의 진출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AVOD가 OTT 업계의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OTT를 여러 개 시청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광고를 보더라도 저렴하기 때문에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원래 있는 요금제 가격을 깎으면서 광고를 강제한 게 아니라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지 않는 선에서 옵션을 추가했다"며 "소비자 권익을 해치거나 편익이 저하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탄탄한 수요층을 만들기 위해선 요금제 외에도 장기적인 전략을 단단하게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병민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콘텐츠 및 지식재산권(IP) 전략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그 효과가 얼마나 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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