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30년 SMR 가동 위해
'유럽SMR산업동맹' 출범
EC는 "탄소중립에 SMR 기여" 인정
英, SMR 도입에 경쟁 방식 도입
中 '링룽원' 건설중…2026년 준공 목표
러, 해상부유식 SMR 운영중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소형모듈원전(SMR)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세계 각국은 SMR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세계 최초 SMR 상용화’를 놓고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도 가세하고 나섰다.
유럽엽합 집행위원회(EC)는 이달 초 발표한 ‘2050년 기후 중립을 위한 2040년 배출 감소 권고안’에서 "2040년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SMR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원전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했으나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안정성이 강화된 SMR은 탄소배출 감축의 중요 수단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날 EU는 2030년까지 첫 번째 SMR을 가동하기 위한 연합체로 ‘유럽SMR산업동맹’ 출범을 알렸다.
EU가 SMR 산업 육성에 나선 것은 자칫 미국에 뒤질 수 있다는 위기 의식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벨기에와 이탈리아에서 SMR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루마니아와 체코에 2030년까지 첫번째 ‘미국산’ SMR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도 SMR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를 위해 경쟁 방식을 도입했다. 지난해 10월 웨스팅하우스, EDF, GE-히타치, 뉴클리어에너지, 홀텍, 뉴스케일파워, 롤스로이스 등 6개사를 우선 선정했다. 올해 여름까지 최종 기업을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SMR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에 80여개의 소형 원자로가 개발되고 있다. 이중 21개가 미국에 있다. 미국에서도 가장 앞선 곳은 뉴스케일이다. 뉴스케일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2023년 1월 미국 최초로 설계 인증을 받았다. 이 회사는 유타주에 첫번째 SMR을 짓기로 했으나 경제성 이슈로 무산된 바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IBK 등 국내 기업들도 뉴스케일에 투자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는 GE-히타치와 함께 용융염 기반의 SMR인 ‘나트륨(Natrium)’을 개발하고 있다. 테라파워는 미국 와이오밍주 소도시 케머러에서 실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는 SK㈜와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022년 8월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X-에너지는 가압경수로가 아닌 고온가스로 방식의 SMR을 개발하고 있다. 물이 아닌 헬륨을 냉각재로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주기기 제작 설계업체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2020년 차세대 원전 실증로 건설 프로그램(ARDP)에 X-에너지와 테라파워를 각각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초 상업용 SMR’ 타이틀을 얻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국가원자력공사(CNNC)는 지난해 8월 하이난성 창장 원전 부지 부근에 상업용 SMR인 ‘링룽원(Ringlong One·ACP100)’의 핵심 모듈 조립 작업을 완료했다. ACP100은 가압경수로 방식이며 2026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러시아는 2020년부터 세계 최초 해상 부유식 원자로인 아카데믹 로모노소프를 운영하고 있다. 시각에 따라 이를 세계 최초의 상업용 SMR로 보기도 한다.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인 로사톰의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세이 리카체프는 지난해 4월 "수십 개 국가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