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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의섭 예산정책처장 "예산안 자동부의 제도 손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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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부의, 여대야소에서만 가능한 시스템"
저출생 해법 등 마련 위해 역량 투입
헌법 틀 내에서 국회 예산 심의 강화 방안 검토중

"예산안 자동부의 제도는 이제 손질이 필요하다."


조의섭 국회 예산정책처장은 지난 2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최근 수년간의 예산안 심의 과정을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조 처장은 "우리 헌법은 회계연도 30일 이전에 예산안 의결을 규정(헌법 54조 2항)하는데 이게 안 지켜지다 보니 (국회 선진화법을 통해) 매년 12월 2일 예산안을 자동 상정하는 예산안 자동부의제도를 도입했다"면서 "이 시스템은 여당이 야당보다 의석이 단 한 석이라도 많았던 시절에 작동한 것인데, 여대야소가 아닌 시스템에서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게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국회는 지난 2012년에 예산안이 연말 또는 해를 넘기며 처리되는 병폐를 없애기 위해 11월까지 예산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예산안 원안이 본회의로 넘어가는 ‘자동부의’ 제도를 도입했다. 예산안에 영향을 주는 세법 역시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이라는 이름으로 자동으로 부의되도록 했다. 예산안을 두고 여야가 정쟁을 벌이더라도, 법정기한만은 지키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 확인됐듯 여소야대 국회에서 예산안은 법정기한 내 처리되지 못했고, 예산안과 세법은 밀실 담합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여야 지도부 간 막판 줄다리기를 통해 가까스로 처리됐다. 그 결과 최근 예산안과 세법에 대해서는 예산안 심사 당사자인 국회의원조차 처리 직전 제대로 된 내용조차 모르고 거수기 역할만 한다는 자조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인터뷰]조의섭 예산정책처장 "예산안 자동부의 제도 손질해야" 조의섭 국회 예산정책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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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처장은 이와 관련해 "이 자동부의 제도의 유일한 효용이라는 게 헌법에 맞춰 법정기한 내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이었는데 그것마저 안 된 상태에서 많은 희생이 이뤄졌다"며 "자동 상정이 되면 (세법을 심사하는) 기재위나 (예산을 심사한) 예결위가 손을 놓은 채 여야 간 정치적으로 타협을 거쳐 본회의로 가게 됐다"고 꼬집었다. 예산의 세입, 세출을 살필 인력과 기구 등이 모두 권한을 상실한 채 예산안이 정치적으로 처리된다는 것이다. 조 처장은 "예산안은 마지막 단계가 정치적 과정으로만 넘어가면서 세입 예산 등과 같은 부분들에 대해 아무도 못 살핀 채 투명하게 걸러지지 않는 문제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헌법 준수라는 선의로 시작한 예산안 자동 상정 제도가, 오히려 예산안 심사 국면에서 기능을 했어야 할 국회의 예산심사를 발목 잡게 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예산안 심사 과정에 결국 예결위 소위를 해도 아무것도 모르는 블랙박스 안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된다"며 "정부로서는 매년 12월 1일만 넘기면 예산은 정부 뜻대로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조 처장은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이 어느 정도의 비용을 수반하는지를 평가하는 비용추계 제도의 개선방안, 저출생 문제 대책과 관련해 예정처가 수행 중인 프로젝트 등을 소개했다.


다음은 조 처장과 일문일답.


- 예정처는 올해 경제 성장률을 정부 전망치(2.2%)보다 낮은 2.0%로 봤다. 한달가량 지났는데 어떻게 보나.

▲ 지난해 경기가 저점을 찍고 회복 단계에 들어선 것은 맞다. 회복이 될 때 우리 대외 경제 개선 속도에서 차이가 있다고 봐서 정부 전망치보다 낮았다. 중국이나 미국 성장률이 올라가는 등 대외 여건이 예상했던 것보다 호전되는 추세다. 다만 위험 요인은 상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동 등은 위험요인이다. 미국 대선 역시 불안 요인이 된다. 지난해보다 호전되겠지만 속도는 알 수 없다. 예정처는 3월 말쯤 여건 변화를 반영해 수정 전망을 발표할 계획이다.


- 정부의 세수 예측이 번번이 틀렸다. 지난해는 대규모 세수 부족 사태를 겪기도 했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 세수 예측이 틀렸던 것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경제가 반등하며 많은 나라에서 세수 예측 오차가 발생했다. 다만 우리가 아쉬운 것은 재추계 과정이 없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예산 편성이 3월부터 시작되는데, 실제 예산이 확정되는 것은 연말이다. 이 사이에 시차가 있는데 재추계 등을 제도화한다면 격차가 많이 줄 것이다. 더불어 기술적인 측면이기는 한데 우리 세수는 성장률에 근거한 시계열 모형으로 예측한다. 지난해 세수 오차가 큰 부분이 법인세나 양도소득세 관련인데, 이런 부분은 미시 정보를 활용하면 개선이 가능하다. 가령 반도체나 자동차는 경기 오차가 큰데 이런 산업군에 대한 미시적 정보가 반영된다면 오차가 줄 수 있다. 이외에도 경제 전망을 하는 기관들끼리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정처는 실질적, 비공식적으로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를 해왔는데 아직 공식적인 채널까지는 아직 아니다. 공식적인 채널이 생긴다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 복지 수요 등은 커지는데 재원 마련은 어려워지고 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나.

▲ 재원 마련은 국세 수입이 늘거나 정부 부채가 늘어나는 수밖에 없다. 국세 수입은 결국 성장률을 높이는 방법인데, 경제 회복이 최대 관건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심각한 상황에서, 성장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투자를 해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지속적이면서 과감한 투자 등이 이뤄져야 총요소 생산성(TFP)을 살릴 수 있다. 장기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지금으로서는 그런 노력이 요구된다. 우리도 이제 다른 나라를 팔로업(추격 성장)만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보니, 선도적인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에서 투자를 원하는 부분과 어려워하는 부분 등에 있어 정부가 투자의 밑그림 등을 협의해, 추진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 김진표 국회의장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입법, 정책적 대안 마련을 강조했다. 예정처는 어떤 역할들을 수행하고 있나.

▲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보육이나 교육, 주택 이런 문제 등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 대책이 있다고 1~2년 내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보니 해외 인력 유치나 국방 문제까지 고민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예정처에서는 공교육 혁신 과제 문제와 해외 이민제도 개선 문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지방교육재정법 통과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디지털 교과서 등을 마련하게 됐는데,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 제도적으로 정비할 부분이 있다. 아울러 해외 인력 유치와 관련해 현재 국적법상 해외 동포의 경우 60세 이상이 되어야 국적 회복이 가능하다. 병역 문제 등이 있어 이 연령을 낮출 수는 없지만 생산 등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40세까지 할 수 있도록 보완하거나 노동시장 개편할 수 있는 거버넌스 등 제도 개선방안 등을 준비하고 있다.


- 재정의 파수꾼이라는 평가를 받는 예정처는 법안에 대해 비용추계 등을 심사하는 역할 등도 담당하는 데 역할과 한계 개선방안을 들려달라.

▲ 지난해 예정처는 30명의 비용추계 인력으로, 5000건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대형 국책사업 등의 경우 비용추계 과정에서 한계를 겪는데, 비용추계를 위해서는 꼭 알아야 하는 게 얼마짜리 사업인지 단가와 물량이 어느 정도가 되는지 등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이 중 어느 하나만 빠져도 계산이 어렵다. 구체적인 노선도 없이, 몇km 인지 등이 제시되지 않은 채 입법이 이뤄진다. 언제까지 이 공사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으면 비용추계는 어렵다. 이외에도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법안이 수정되면, 비용추계를 생략하고 넘어가는 사례가 많다. 비용추계 한번 확인한 뒤에 의결해도 될 텐데 아쉽다.

[인터뷰]조의섭 예산정책처장 "예산안 자동부의 제도 손질해야" 조의섭 국회예산정책처장

- 예산심사에 전반적으로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나.

▲ 정부가 예산 편성을 하면 중요한 정책 결정이 다 된 상태로 국회로 온다. 사실상 세팅이 된 상황이라 국회에서 수정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다. 김진표 의장이 전체적인 재원 배분 등에 대해 검토할 수 있는 개혁안을 제시했지만, 정부는 편성권 침해라며 반대한다. 현행 헌법 아래에서 (국회 예산 심의권을 강화할 수 있는) 조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검토 중인 것은 예산안은 기재부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각 부처에서 예산안을 요구하는 단계가 있는데 이때 기재부 외에도 상임위에 같이 제출하면 상임위가 보완 의견을 정부에 제시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아울러 예산은 지난해 결산이 반영되는 구조로 가야 하는데 지금까지 그게 안 된다. 7월까지 전년 예산에 대한 결산심사가 이뤄지면 지적사항 등은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하기 전인 7~8월에 실무 차원에서 반영할 수 있다.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조정안을 만들고 있다.


- 예정처는 국민연금 등 추계 등도 내놓고 있다. 개혁 논의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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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금 문제는 인구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생산 가능 인구가 주는 데 노령 연구가 늘어나니 부담 비율이 계속 올라가는 구조다. 이게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제 모든 사람이 인식한다. 결국 언제 고갈되느냐는 시점 문제일 뿐이다. 어떻게 처방을 해야 하느냐가 남는데, 우리의 노후 소득이 나쁘다 보니 무조건 깎을 수도 없다. 해외 사례 등 보면 노령화가 되면 정년 연장이 나온다. 현재도 우리는 국민연금 개시 연령은 65세인데 정년은 60세로, 5년간 공백이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손을 볼 필요가 있다. 기초연금도 현재 70% 가까이 주는데 이것으로 노령인구들의 삶이 회복되는 것도 아니다. 이 때문에 필요한 분들에 과감히 드리되 대상자는 줄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나머지는 국민연금으로 하고, 사정이 좀 더 좋은 사람들은 퇴직연금 등으로 다층적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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