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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in전쟁사]中 간첩혐의로 체포됐던 '비둘기'…기상천외 동물첩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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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비둘기, 中 첩보원 오해받아
돌고래·바다사자 등 해양생물 많아
동물학대 논란에 로봇으로 대거 대체

인도 당국이 중국 스파이로 오인했던 비둘기를 8개월간 구금했다가 풀어준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는데요. 동물들을 통신수단으로 쓰던 고대에나 있을 법한 일이 21세기에도 일어나 더욱 관심을 끌었죠.


지금은 동물 학대 등의 논란으로 상당 수의 동물 스파이 프로젝트가 사라지고 인공지능(AI) 로봇개발로 넘어갔지만, 여전히 실전에서 활약 중인 동물들도 많다고 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러한 동물 스파이들의 이야기를 알아보겠습니다.

[뉴스in전쟁사]中 간첩혐의로 체포됐던 '비둘기'…기상천외 동물첩보원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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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서 체포됐다가 8개월만에 출소한 대만 비둘기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인도 뭄바이 경찰은 지난해 5월 뭄바이 항구 일대서 스파이 혐의로 체포, 구금 중이던 비둘기를 8개월만에 풀어줬다고 발표했습니다. 해당 비둘기는 체포 당시 다리에 알루미늄과 구리로 된 고리를 달고 있었고, 중국어로 보이는 문자가 적혀있어 중국의 스파이 비둘기로 오해받았는데요.


그런데 해당 비둘기를 잡아서 동물병원에 보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비둘기는 중국에서 파견된 스파이 비둘기가 아니라 대만에서 잘못 날아온 비둘기였다고 합니다. 경주용으로 길러지던 비둘기가 방향을 잘못 잡아서 인도까지 날아왔다는 것인데요. 이로인해 혐의가 풀린 비둘기는 뭄바이의 한 동물보호단체로 인계가 됐다고 하고요. 이후 이 단체에서 비둘기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뉴스in전쟁사]中 간첩혐의로 체포됐던 '비둘기'…기상천외 동물첩보원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사실 인도 경찰 입장에서는 상당히 자존심이 구겨진 내용이었죠. 인도 당국은 지난 2020년에도 파키스탄에서 날아온 비둘기를 중국 스파이 비둘기로 오인해서 잡았다가 풀어준 경우도 있었다고 전해지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인도에서 비둘기가 과거부터 통신수단으로 많이 쓰였고, 아직도 통신 연결이 잘 안되는 고산지대에서는 비둘기를 많이 쓰고 있기 때문에 이런 오해가 생겼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전투 돌고래·바다사자 등 해양생물 많이 이용
[뉴스in전쟁사]中 간첩혐의로 체포됐던 '비둘기'…기상천외 동물첩보원

사실 인도 경찰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는 현재에도 워낙 다양한 동물 스파이가 활동 중이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5월에는 스웨덴 해안 일대에서 러시아군의 훈련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벨루가 돌고래가 발견돼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죠.


특히 돌고래나 바다사자 같은 해양동물은 2차대전 이후부터 기뢰제거나 적진 탐지 등에 많이 쓰였기 때문에 여전히 군사용도로 훈련받는 개체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다람쥐나 쥐 스파이가 나온 경우도 있는데요. 2010년대 이후 이란 국경지역에서 소형 카메라나 도청장치를 몸에 부착한 다람쥐와 쥐가 많이 발견돼 이란 당국에서 대대적 수색에 나선 적도 있죠.


심지어 이란의 한 우라늄 광산에서는 몸에 도청장치가 삽입된 도마뱀이 발견된 적도 있다고 하는데요. 이란 당국에서는 미국과 서방에서 이란 핵시설을 발견하고자 이러한 동물 첩보원을 훈련시켰다며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동물학대 논란 속 동물형 첩보로봇도 속속 등장

[뉴스in전쟁사]中 간첩혐의로 체포됐던 '비둘기'…기상천외 동물첩보원

그러나 이런 동물들의 무분별한 동원은 동물보호단체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동물들을 위험한 전장에 내보내는 것은 동물인권을 유린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늘면서 각국 정부도 살아있는 동물 투입보다는 AI 첩보용 로봇개발에 더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최근에는 곤충이나 물고기 모형의 첩보로봇도 계속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예 실제 생물과 구분할 수 없을만큼 정교한 외형의 로봇들도 속속 등장하면서 중요시설에서는 앞으로 모기장보다 탐지기를 먼저 설치해야할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앞으로는 살아있는 동물들이 전쟁에 동원되는 일은 적어지길 바라봅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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