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적검사 중 발견…해경 "마약 반입 경로 조사"
브라질에서 출발해 부산신항에 들어온 한국 화물선에서 3500억 원 상당의 코카인으로 추정되는 마약이 발견돼 해경이 수사에 나섰다. 이는 33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은 16일 해경이 전날 오후 3시 35분께 부산신항에 정박 중인 화물선 A호(7만t급, 국내선적)에서 코카인으로 의심되는 물질 약 100kg을 적발, 압수 조치했다고 밝혔다.
간이시약을 이용한 검사에서 이 물질은 코카인 양성 반응을 보였다. 해경은 보다 정확한 성분 검사를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마약이 든 가방은 선박 내부 냉각수 배출구의 파이프 안에 숨겨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호는 지난달 초 브라질의 한 항구를 출항해 싱가포르, 홍콩을 경유, 15일 부산신항에 입항했다. 이후 선저 검사를 진행하던 중 선저 밑부분의 시체스트(Sea Chest)에서 마약류 의심물질 신고를 당해 해경에 적발됐다. 시체스트는 선박의 바닥 면에 위치한 메인 엔진 냉각을 위한 흡입구를 뜻한다.
발견 당시 코카인으로 의심되는 물질은 3개의 검은 가방에 약 1kg씩 100개로 나눠 숨겨져 있었다. 해경은 정확한 성분 검사를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 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승선원을 대상으로 마약 반입 경로를 수사하고 있다.
앞서 최근 몇 년 새 부산항에서 마약이 부쩍 많이 적발됐다. 지난 2019년에는 멕시코에서 부산을 거쳐 중국으로 가던 컨테이너선에서 코카인 63kg이 발견됐다. 2020년에는 러시아 마피아 조직이 시가 4억 원어치의 해시시 4kg을 몰래 들여오다 걸리기도 했다. 또 2021년에 중남미에서 온 화물선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코카인 400kg이 적발됐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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