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관한 재판
마이크로소프트 반독점법 소송 이후 가장 큰 사건
메타에 대한 판결도 올해 나올 전망
역사적으로 기업 운명 흔들었던 미 반독점법
올해 빅테크 기업 구글, 메타 플랫폼을 대상으로 반독점법 위반 판결이 나올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구글의 ‘검색 시장 독점’에 관한 재판은 1998년 미국 정부가 윈도 운영체제로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한 마이크로소프트(MS)를 고소한 사건 이후 20여년 만에 가장 큰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 법무부가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제소한 일은 2020년 10월이다. 구글이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구글 앱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탑재하도록 하면서 미 검색 엔진 시장의 90%를 장악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소송 제기 3년 만인 지난해 9월에서야 첫 재판에 들어갔고 양측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법무부는 “구글이 기본 검색엔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100억달러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구글은 “파트너사들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따른 보상”이라며 “자사 검색 엔진이 가장 관련성 있는 검색 결과를 산출하기 때문에 지배적인 것”이라고 맞섰다. MS의 검색서비스 ‘빙’의 최고 검색 단어가 ‘구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사건의 재판은 약 두 달간 열렸는데, 지난해 11월 배심재판에서 미국 지방판사 아미트 메타는 구글이 반독점법을 어겼는지에 여부에 관한 핵심 질의에 “어떻게 판단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사건에 대한 최종 변론은 오는 5월 예정돼 있다. WSJ은 “2024년 말께 판결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헀다.
구글은 또 법무부가 디지털 광고 부문에서도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며 광고 거래소 매각을 요구한 사건에 대해서도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구글이 2008년 인수한 광고기술 업체 ‘더블클릭’의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소재 지방법원의 레오니 브링케마 판사는 “이르면 3월 초에 공판 날짜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메타에 관한 주요 반독점 사건도 올해 판결이 날 전망이라고 WSJ가 보도했다. 메타는 인스타그램, 왓츠앱과 같은 소셜미디어 경쟁자들을 인수를 통해 제거하면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혐의로 2020년 12월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미국의 반독점법은 기업 운명을 흔들 정도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법 중 하나다. 미 법원은 독과점으로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기업에 대해 분할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해왔다. 반독점법이 강력한 힘을 발휘한 대표적인 사례는 미 정유시장 90%를 차지하던 스탠더드오일이 1911년 엑손·모빌·셰브런 등 38개 기업으로 쪼개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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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1998년 윈도에 자사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끼워파는 형식으로 시장 경쟁을 차단한 혐의로 제소된 MS가 기업 분할이 아닌, 사업 운영 방식을 바꾸는 정도로 반독점법 위반 사건이 종결됐듯, 1990년 이후 등장한 인터넷 기업에 대해 전통적인 관점으로 규제하기 모호하다는 지적이 적잖다. WSJ는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구글이 패소하더라도 법원이 구글에 사업을 매각하도록 하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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