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행정전산망 장애에 전국 곳곳 '발 동동'

"해킹 등 외부 공격 아닌 듯"
"공공데이터 시스템 재정비 계기 돼야"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행정전산망이 마비되면서 17일 일선 행정복지센터에서 민원 업무 처리가 지연됐다.

행정안전부는 정보자원관리원에 공무원들이 로그인할 때 검증하는 경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전문가들은 공공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공무원 전용 행정전산망인 '새올'이 사용자 인증 문제로 장애를 겪으면서 현장 민원 업무 처리가 지연됐다.

온라인 민원서비스 '정부24'도 서비스가 전면 중단됐다. 정부24는 이날 오후 2시께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올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네트워크 장비 오류 등으로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며 "서비스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조치하겠다"고 알렸다.

이 문제로 전국 지자체 공무원들이 민원 업무를 보지 못한 것은 물론 민원 업무를 처리하러 온 시민들도 불편을 겪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행정 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한 17일 오전 서울의 한 구청 종합민원실에서 직원이 민원인에게 네트워크 장애로 인한 무인민원발급기 사용 불가함을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행안부는 정보자원관리원에 공무원들이 로그인할 때 검증하는 경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다만 해킹 등 외부 공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이날 YTN '뉴스앤이슈'에 출연해 이번 사태의 원인을 내부 설정 오류 문제로 추측했다.

네트워크 장애 원인은 크게 ▲외부 공격(사이버 공격) ▲내부 관리자에 의한 설정 오류로 나뉘는데, 우리나라 행정정보공유시스템은 망 분리가 돼 있어 내부자의 협조 없이는 외부 사이버 공격이 어렵다는 것이 염 교수의 설명이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 역시 이날 YTN '뉴스라이브'에 나와 "전에 북한으로 추정되는 해커집단들이 여러 번 공격했었는데, 그런 고의적인 공격만 아니면 3시간 내에는 복구가 될 것으로 본다"며 "사정을 알아보니까 외부 공격 가능성은 거의 없고 내부 장애일 가능성이 크다. 지금 조속하게 원인 파악과 조치를 위해 내부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 교수는 이번 사태를 공공데이터 관리 시스템 재정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석좌교수는 "원래 매뉴얼에는 조속한 복구를 하게 돼 있다"며 "(원인 파악 및 복구가) 이렇게 오래 걸린다는 것은 외부 세력들한테 한국이 위기관리의 매뉴얼이라든지 위기관리 시스템이 충분히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염 교수 역시 "재발 방지는 원인 파악이 굉장히 중요하고, 경험 있는 전문가와 네트워크 전체를 총괄할 수 있는 보안관제 기능이 필요하다"며 "기술적인 부분뿐 아니고 관리·조직적인 부분까지를 망라해서 적절하게 작동해야지 이런 장애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