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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전 '급소' 검색, 휴대폰 초기화…신림 칼부림 계획범죄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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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인멸 정황 등 계획 범죄 가능성 다분
"계획 세우고도 어설픈 모습…불균등한 계획성"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이 사전에 계획된 범죄였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된 조선(33)의 진술과 증거 인멸 정황 등을 토대로 그의 계획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범죄 사전 계획 여부는 살인죄의 경중을 따지는 중요한 요소다.


조선은 지난 21일 오후 2시7분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에서 80여m 떨어진 상가 골목 초입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골목 안쪽에서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 등)를 받는다.


경찰은 조선의 계획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경찰의 휴대폰 포렌식 결과, 조선이 범행 전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자택 데스크 PC도 망치로 부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전 '급소' 검색, 휴대폰 초기화…신림 칼부림 계획범죄였나 4명의 사상자를 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이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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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지난달 초 '홍콩 묻지마 살인', '정신병원 강제 입원' 등을 검색했다는 경찰 수사 결과와 조선의 진술 등을 고려하면 검색 기록 등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휴대폰을 초기화하고 PC를 파손했을 가능성이 있다. 조선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미리 계획했고 발각될까 봐 두려워 스마트폰을 초기화했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도 조선의 증거 인멸 정황 등을 토대로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검색한 키워드 중에 살해 방법, 급소에 대한 것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검색어의 흔적들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 휴대전화도 초기화한 거 아닌가"라며 "자신의 흔적을 지우려는 시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계획범죄로 추정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역시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사전에 증거를 인멸한 점, 사전에 범죄를 연습한 점 등이 다른 범죄에 비해 계획 정도가 높아 보인다"며 "범죄 경력이 많기 때문에 본인이 언론이나 경찰 앞에서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선은 폭행 등 전과 3범에 소년부 송치 전력 14건이 있다.


조선은 경찰에 붙잡힌 후 음주를 했다거나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을 복용했다고 진술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우울증 병력이 있다고 한 진술 역시 진료 기록상으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재판에서 유리한 감형 요소를 미리 검토해두고, 심신미약으로 감형받을 수 있는 여지를 노린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치밀한 계획범죄라고 보기에 다소 허술해 보이는 지점도 있다. 조선은 범행 당일 마트에서 흉기 두 개를 구매했지만 그중 하나를 택시에 두고 내렸고, 택시를 탔지만, 택시비를 내지 않아 신림동에서의 흉기 범행 전 이미 여러 차례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다.


배 교수는 조선이 사전 계획한 칼부림 범행 전 검거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이런 모습을 보인 데 대해 "불균등한 계획범죄자, 지연된 계획범죄자로 볼 수 있다"며 "그래서 준비된 계획이지만 흉기를 택시에 두고 내린다거나 여성에게 반격당하고 넘어진다거나, 또는 범행 후 어디로 가다가 그냥 앉아서 투덜거린다든가 하는 상황에 맞지 않는 것들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흉기와 급소에 대해서 미리 검색해보는 등 범행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준비했지만, 범행 후 도주 경로, 흉기 준비 단계 등에서 어설픈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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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교수는 "완벽한 계획이라기보다는 축적된 계획 속에서 어느 정도의 조건만 충족하면 이 범죄를 실행할 것이란 계획을 갖고 있다가 어느 순간 트리거(사건을 유발하는 계기), 방아쇠가 당겨지면 폭발해버리는 것"이라며 "그래서 계획성과 우발성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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