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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위의 군대' 손석구 "내 연기 연극에서도 통할까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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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의 연극 무대 “영화와 연극의 연기 다르지 않아”
“때 묻은 내가 연기할 수 있을까 싶은 맑고 순수한 ‘신병’ 역할 맡아”

“‘신병’ 캐릭터가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과는 다르게 정서적으로 너무 맑고 순수한 사람이다 보니 괴리가 커서 나처럼 때 묻은 사람이 연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27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진행한 연극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손석구는 오랜만에 다시 연극무대에 오른 소감을 전했다. 앞서 ‘범죄도시’ 등으로 관객 뇌리에 강렬하게 자리 잡은 악역 이미지를 벗고 풋풋한 신참 병사 역을 맡았다.

'나무 위의 군대' 손석구 "내 연기 연극에서도 통할까 궁금" 27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연극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에서 민새롬 연출가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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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약 9년 만의 연극 무대다. 당시 사비를 털어 함께 대학로 외곽 소극장을 빌려 무대에 올랐던 배우 최희서와 다시 무대에 서게 됐다. 극 중 ‘여자’ 역을 맡은 최희서는 “손석구 배우가 (작품을 함께 하자고) 연락을 줬는데, 재미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며 “과거 50석 소극장에서 함께 공연했는데 이렇게 큰 무대에 서게 되니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작품 배경은 태평양 전쟁의 막바지인 1945년 4월 일본 오키나와다. 일본 패전 사실을 모르고 1947년 3월까지 약 2년간 나무 위에서 숨어 생활한 두 병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목숨 건 저항인 ‘옥쇄’를 강요받았으나 죽음이 두려워 나무 위로 숨어든 ‘상관’과 그런 사실을 모른 채 의문을 품고 동거하는 ‘신병’의 갈등을 다뤘다. 일본 문학의 거장으로 국내에는 소설 ‘나는 강아지로소이다’로 잘 알려진 고(故) 이노우에 히사시가 집필 도중 사망하자 극작가 호라이 류타가 뒤를 이어받아 완성해 2013년 일본에서 초연했다.

'나무 위의 군대' 손석구 "내 연기 연극에서도 통할까 궁금" 사진 왼쪽부터 '신병' 역의 손석구, '여자' 역의 최희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작품 배경이 내포한 역사적 상흔을 현대인 모두가 겪는 아픔으로 승화했다. 독립 국가였으나 일본에 종속되면서 2등 국민 취급당했고, 전쟁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놓이면서 10~15만명의 민간인이 학살된 아픔을 지닌 오키나와의 아픔을 다큐멘터리적으로 전하지 않는다. 민새롬 연출은 “알아야 할 정보(역사적 배경)을 모르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보편 인간을 다룬다”며 “매일 삶의 구석구석에서 전투를 치르고 있는 인간에 관해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손석구 역시 “(연극에서) 전쟁과 군대 이야기를 빼더라도 남는 게 있다”며 “누구나가 가정과 직장에서 (그냥 믿고 따라야 하는) 경험을 겪을 거라고 본다. 서로가 옳다고 믿기에 싸울 수도 없는...드라마에서 다뤄본 적이 없는 주제여서 너무 재밌게 느꼈다”고 말했다.


극 중 ‘여자’에게 신비로운 분위기를 덧입힌 건 그런 이유에서다. 일본 원작은 현지 민요를 통해 오키나와에 서린 한을 부각하지만, 그런 맥락을 공유하지 않는 국내 공연에서는 ‘여자’를 전쟁의 아픔을 포괄하는 상징이자 해설자로 삼았다. 맥락을 몰라도 관객 저마다의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한 장치인 것. 그런 이야기 속성을 강조하기 위해 무대는 매끄러운 합판 배경에 큰 원으로 꾸몄다. 민새롬 연출은 “정글 같은 자연성만 강조된 무대를 만들지 말자. 누군가의 손바닥 위에 올라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그런 내용을 부각하려 했다”고 말했다. 원 배경 앞에는 20m까지 자란다는 ‘가쥬마루’ 나무가 배치됐다.

'나무 위의 군대' 손석구 "내 연기 연극에서도 통할까 궁금" '신병' 역의 손석구와 '상관' 역의 이도엽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LG아트센터]

맥락을 짚어내야 하는 만큼 내면의 연기는 극의 핵심이다. 상관 역의 배우 김용준과 이도엽은 오랜 연극 무대 경력을 지녔지만, ‘신병’ 역의 손석구와 ‘여자’ 역의 최희서는 오랜만에 연기 무대에 오른 상황. 조율이 필요할 법 하지만 손석구는 그런 필요성을 부정한다. 그는 “영화 속 연기 스타일이 연극에 왔을 때 어찌 되는지 궁금했는데 영화와 연극이 다르지 않았다”며 “‘범죄도시’와 ‘나무 위의 군대’가 뭐 다르냐고 했을 때 그냥 이야기가 다를 뿐”이라고 전했다. 그의 연기를 두고 민새롬 연출은 “심리적인 변화와 동선에 대한 접근이 무대 연기에 익숙한 제게 굉장히 촘촘하게 다가왔다”며 “(연극 무대) 공간이 제약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하나의 그림으로 보이는 그림을 다채롭게 생성하는 접근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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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위의 군대’는 오는 8월1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막을 올린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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