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간 달·지구 48번 왕복한 거리 비행
마일리지로 호텔 숙박·크루즈 여행 즐겨
33년 전 사들인 비행기 평생 이용권으로 해외여행을 밥 먹듯이 하고 마일리지로 호텔 스위트룸 숙박·크루즈 여행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한 남성의 사연이 화제다.
23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뉴저지에 사는 자동차 대리점 컨설턴트 톰 스투커(69)는 36살이던 1990년 29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2억8000만원)를 주고 미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비행기 평생 이용권을 구매했다. 그는 최근까지 평생 이용권으로 100여 국가를 여행하며 약 3700만㎞를 비행했다. 지구와 달(약 38만㎞)을 48번 왕복한 것과 맞먹는 거리다.
가장 활발하게 비행기를 탄 2019년에는 373차례 비행기에 탑승해 모두 약 235만㎞를 비행했다. 집 근처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와 방콕, 두바이를 거쳐 다시 뉴어크 공항으로 돌아오는 비행을 하며 12일 연속 침대에서 잠을 자지 않은 적도 있다고 했다. 2019년 한 해 비행한 여정의 티켓을 돈으로 일일이 구매했을 경우 244만달러(약 31억8000만원)어치였다고 WP는 보도했다.
한 번 산 평생 비행기 이용권으로 역사상 가장 긴 거리를 비행한 남자인 그가 전하는 비행기 탑승 팁은 '승무원에게 만난 척하기'다. 그는 WP와의 인터뷰에서 "비행기 문 앞에서 마주친 승무원에게 '지난번의 서비스에 감사했다'며 거짓말을 해라. (승무원이) 모든 종류의 공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스투커가 진정 혜택을 본 것은 항공권 금액보다 비행 과정에서 적립된 마일리지였다고 WP는 소개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첫 번째 평생 항공권 고객이었던 스투커는 마일리지를 통해 전 세계 호화로운 호텔 스위트룸과 크리스털 크루즈, 고급 식당을 섭렵했다. WP는 "스투커가 마일리지로 술탄(이슬람 정치 지도자)처럼 살았다"고 전했다.
스투커는 또 마일리지를 사용해 가족의 집을 다시 짓고, 월마트 기프트카드를 현금화했으며 자선 경매에 입찰하기도 했다.
스투커의 비행이 늘 행복했던 것은 아니다. 스투커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행이 막히기 전까지 수십 년간의 비행에서 4명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것을 목격했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비행기는 내가 타든 타지 않든 계속 날아간다"며 "개인 제트기를 이용하는 사람이 상업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이 나보다 더 환경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