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코스는 서울 지하철 3호선, 8호선 환승역인 가락시장역이다. 역 바로 앞에 서울 동남권 최대 농수산물 유통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이 있어 붙여진 역명이다. 가락이라는 지명 유래는 정확하진 않지만 크게 두 가지 설이 있다. 조선시대 가락골이 있었던 데서 붙여진 것이란 설과 을축년(1925년) 대홍수 때 한강이 범람해 송파동 일대가 침수되자 이재민들이 이곳으로 이주하면서 '가히 살 만한 땅'이라 해서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1985년 6월19일 문을 연 가락시장은 올해 꼬박 개장 38년을 맞는다. 54만여㎡의 넓은 부지에 자리 잡은 이곳에서는 하루 평균 약 7500t의 물동량이 거래돼 세계 최대 거래 물량을 자랑한다. 특히 서울시 소요량의 49%, 전국 32개 공영도매시장이 취급하는 총거래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나라 농수산물 유통의 '심장'이라 불릴 만하다. 일반시장보다도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농수산물을 구할 수 있고, 이른 시간 경매 장면은 활력이 넘친다.
가락시장에서 조금만 탄천 방향으로 걷다 보면 광평교가 나온다. 과거 탄천은 이름 그대로 '검은 물'이었지만, 이제 생태사업을 통해 수질이 대거 개선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쉼터로 자리매김했다. 광평교는 탄천을 가로질러 강남구와 송파구를 잇는다. 수서역에서 수서성당으로 향하는 길은 은행나무가 우거져 '은행나무길'로 불린다. 가을이면 노랗게 물드는 단풍이 아름답다. 이 동네는 궁마을이라고 부르는데, 광평대군의 아들 영순군 묘를 이곳에 모신 것이 유래가 됐다. 영순군의 아들 삼형제가 이곳에 자리를 잡으며 그 집을 '삼궁'이라 불렀고, 궁촌 내지 궁마을로 이름이 붙게 됐다.
수서성당을 지나면 바로 나오는 장소가 광평대군묘역이다. 광평대군은 세종대왕의 5남으로 20세였던 1444년 요절했다. 세종이 총애하던 아들로 잘 알려져 있는데, 광평대군이 요절하고 세종이 수라를 끊고 3일 동안 정사를 폐하며 몹시 슬퍼했다는 사실이 실록에 실려 있다. 원래 광평대군묘역은 지금의 삼성동 부근에 있다가 1495년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고 한다. 묘역에는 광평대군과 군부인 신씨의 쌍분과 태조 이성계의 아들인 무안대군 이방번과 군부인 왕씨의 묘역이 있다. 광평대군묘역은 서울 근교에 남아있는 왕가의 묘역 중 가장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요 경유지: 가락시장역-광평교-광평대군묘역
코스거리: 2.5㎞ 소요시간: 41분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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