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국가 첨단산업단지 조성 계획'에 강원도와 원주시가 제외된 것과 관련한 후폭풍이 거세다. 김진태 도지사의 정치력까지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삼성과 만나려고 합니다. 만나서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 의논하겠습니다"라며 "강원도의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해 우려하지 마십시오.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겁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당선인 신분으로 원주를 방문해 "반도체 중부권 클러스터에 원주를 함께 묶어 가는 게 좋겠다"고 언급한 점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원주시의원들은 "정부가 최근 경기 용인을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원주시 언급은 단 한 줄도 없었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균형발전을 촉구하는 강원·영남·호남·제주·충청권 시민사회단체도 성명을 통해 "수도권 초집중과 지방소멸을 심화시킬 것이 자명하다"며 첨단 산업의 수도권 집중·독식을 지적했다.
물론, 정부·삼성의 용인 투자 결정에 대해 "지금은 한국이 반도체 중심이 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때"라며 "지역 균형발전을 정치적 잣대로 결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시각도 없지는 않다.
이런 반도체 논쟁은 지역별 시각 차이가 반영된 부분도 있다. 강원도 등 지방은 지역 균형발전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정부와 수도권은 국가경쟁력과 효율성이라는 과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정부와 정치권은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반도체 강국 한국'을 더욱 발전시킬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라영철 기자 ktvko258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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