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관부 재판'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대리해 1심에서 승소한 일본인 변호사가 오는 5월 국내 법원에서 열리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서울고법 민사33부(부장판사 구회근 황성미 허익수)는 16일 이용수 할머니와 고(故) 곽예남·김복동 할머니 유족 등 피해자·유족 총 17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변론을 열었다.
재판부는 야마모토 세이타 변호사를 원고 측 증인으로 채택하고 5월11일에 신문하기로 했다.
야마모토 변호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 내에서 30년 이상 활동한 인물이다. 원고 측은 야마모토 변호사로부터 일본의 주권면제(국가면제)법과 관련한 설명을 들을 예정이다. 앞서 1심 재판부가 주권 국가를 다른 나라 법정에 세울 수 없다는 국제법상 원칙인 국가면제를 인정해 피해자들의 청구를 기각하자 이를 반박하겠다는 것이다.
야마모토 변호사는 1992년 위안부와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등 10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한 관부 재판에서 피해자들을 대리했다. 피해자들이 일본 시모노세키와 부산을 오가며 한 재판이라는 의미에서 관부 재판으로 불렸다. 이 소송 1심을 심리한 시모노세키 지방법원은 1998년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하고 피해자에게 각 30만엔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일본 사법부가 일본 정부의 위안부 책임을 인정한 최초이자 유일한 판결이다. 영화 '허스토리'에서 다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2001년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은 뒤집혔고 2003년 대법원에서 패소가 최종 확정됐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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