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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완화 놓고 회계법인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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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감사 보수 늘어 부담 크다” 불만
금융당국, 현행 ‘자율 6년+지정 3년’ 완화 추진
회계법인 간 입장 차이…‘6+2’ 방식 선택 유력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기업 감사인을 주기적으로 바꿔 지정하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가 시행 4년여 만에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완화 강도를 놓고 기업과 회계 업계 간의 신경전이 치열해 이견 조율에 진통이 예상된다.


2일 금융위원회·회계업계에 따르면 한국회계학회는 오는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회계 개혁제도 평가 및 개선 방안' 심포지엄을 연다. 금융위로부터 발주받은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하는 자리지만 사실상 공청회나 다름없다. 한국회계학회의 주제 발표 후 상장회사협의회·회계법인·한국공인회계사회 등이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날 발표되는 연구 결과와 여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해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종안은 상반기에 나올 전망이다.


업계 최대 관심은 바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의 완화 강도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2018년 11월 시행된 개정 외부감사법(신외감법)에 따라 도입된 제도다. 기업이 6년 연속 감사인을 자유 선임하면 다음 3년 동안 금융당국으로부터 감사인을 지정받도록 하고 있다. 2015년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를 계기로 회계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려 외감법을 전면 개정하면서 2019년부터 시행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완화 놓고 회계법인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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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도입 이후 회계 투명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기업들은 감사 시간과 보수가 크게 늘어 불만을 제기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해왔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장회사 평균 감사 보수는 2017년 1억2500만원에서 2021년 2억8300만원으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20%에 이른다. 이 수치는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 시행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정부가 지정한 회계법인이 요구하는 대로 감사 보수를 줘야 하는 탓에 기업들은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지정된 회계법인과 계약하면서 감사 보수가 18배 넘는 수준으로 급증한 기업도 있었다. 2020년 2300만원이었던 보수가 2021년에는 4억2200만원으로 늘었다.


더구나 회계 투명성도 확보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에 따르면 한국의 회계 투명 순위는 2017년 63개국 중 63위로 꼴찌였다. 2020년 46위로 올랐으나, 2021년에는 다시 53위로 추락했다. 이에 따라 중소·중견기업이 주축이 된 경제단체들은 제도 폐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중기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은 "갈라파고스 규제"라고 지적하면서 감사 시장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 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시장 기능을 왜곡한다고 비난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6+3(자유 선임 기간 6년·지정 선임 기간 3년)' 제도가 기업의 부담을 과도하게 늘린 측면이 있다고 보고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자유 선임 기간을 늘리거나 지정 감사를 줄이는 방안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 연구용역을 수행한 한국회계학회는 현행 '6+3'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를 9년간 자유 선임을 한 후 3년 지정 감사를 받는 '9+3'과 6년간 자유 선임을 한 뒤후2년간 지정 감사를 받는 '6+2' 방식 등 두 가지 대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기업은 이 같은 완화 움직임을 환영하고 있지만 회계업계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다만 한목소리가 나오지는 않고 있다. 회계법인 빅4(삼일PwC·삼정KPMG·딜로이트안진·EY한영)'는 제도 변화의 영향이 없어 관망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 법인은 시행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완화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감사 독립성 강화'라는 제도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6+3' 제도를 그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회계법인 대표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도가 어렵게 나왔는데, 시행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를 완화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회계가 중요한 만큼 오히려 자유 선임 기간을 6년에서 1년이라도 더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견 법인은 금융당국이 완화에 무게를 두면서 더 반발하는 데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해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9+3' 보다는 '6+2'가 유리하다고 판단해 대안을 받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


박윤종 안세회계법인 대표는 "자유 계약 시대에 3년간 강제로 지정되는 것 자체가 공산적 사회화 개념이기 때문에 완화하는 것은 맞지만, 회계의 투명성을 위해서는 자유롭게만 둬서도 곤란해 강제 지정도 필요하다"면서 "결국 현재 주기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데, 기업과 회계법인이 서로 타협할 수 있는 대안으로는 6+2가 낫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9년은 너무 길기 때문에 견제가 되지 않고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면서 "자유 선임 기간을 6년으로 가져가면 양측의 타협은 지정 2년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완화 이외에도 직권 지정 사유가 축소될지도 쟁점이다. 직권 지정은 공정한 감사가 필요한 경우 금융당국이 직접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신외감법은 재무상태 악화 및 최대 주주·대표이사의 변경이 잦은 상장사 등도 직권 지정 대상으로 추가했다. 이에 직권 지정은 ▶상장 예정 ▶감리 조치 ▶감사인 미선임 ▶재무기준 요건(부채비율 200% 초과 등) 해당 ▶내부 회계관리제도 미비 ▶횡령·배임 발생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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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둘러싸고도 기업과 회계법인 간의 갈등이 크다. 기업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뿐만 아니라 직권 지정 등을 통한 감사인 선임 등이 감사 비용 상승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회계법인은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는 지정 사유가 축소되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신외감법 도입 이전인 2017년 상장사들의 지정 감사 비율은 8.4%였지만, 2021년에는 52%로 급증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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