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리 "튀르키예와 전쟁 안한다…대화로 풀 것"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AFP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바다 에게해를 둘러싸고 그리스와 튀르키예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튀르키예와 전쟁을 하지 않고 대화로 문제를 풀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그는 다보스포럼 회의장에서 파리드 자카리아 CNN 국제정세프로그램 진행자와 대담하면서 "우리는 합리적인 자세로 터키와 함께 에게해와 지중해 동부 해양 구역의 경계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입장을 밝혔다.

이어 미초타키스 총리는"에게해의 지리적 속성 때문에 튀르키예와의 마찰은 복잡해졌지만 우리는 이탈리아와 이집트 등과도 이와 유사한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스와 튀르키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일원이지만 에게해 섬의 영유권과 지중해 자원 탐사 문제 등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어왔다.

앞서 지난해 12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미사일로 그리스를 위협할 수 있다는 내용의 발언을 하면서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당시 그는 튀르키예가 단거리 탄도 미사일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힌 뒤 "그리스인들은 이 탄도미사일이 아테네를 공격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물론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튀르키예의 이같은 도발과 관련해 "국제법에 따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한 불필요하게 이웃을 자극하지 않길 바라며 소통의 길을 열어두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튀르키예와 그리스는 1차 세계 대전 이후 오랜 기간 동안 대립해 왔다. 종전 후 승전국이 된 그리스가 1923년 에게해의 여러 섬을 얻게 되면서 튀르키예 본토 앞바다에 있는 섬의 대부분이 그리스 영토가 됐다. 이후 양국은 영유권 문제에 여러 차례 마찰을 빚어왔으며 전쟁 직전까지 같던 적도 세 차례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