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우려에 금값 6개월만에 최고치…유가 4%대 급락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이 6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올 한 해 금값 랠리가 이어지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1%(19.90달러) 상승한 1846.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6월16일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값은 작년 11월 초부터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금융시장 부진이 이어지자 오름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여기에 각국 중앙은행이 '탈달러' 전략에 따라 역대 규모로 금 매수에 나선 것도 금값 상승세를 지지했다.

삭소방크의 올레 한센 상품전략부문장은 "경기침체와 증시의 밸류에이션 리스크, 약달러 전망, 인플레이션 우려, 중앙은행의 금리가 피크를 찍을 것이라는 예상 등이 맞물리고 있다"며 이러한 금값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매체 CNBC는 "올해 세계 시장에 대한 대부분의 전망은 경기침체 우려 속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궤적에 달렸다"며 금값 랠리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중앙은행들의 피벗(pivot·방향 전환) 여부가 금 가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금값이 역대 최고치를 찍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소 20%이상 뛰어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AuAg ESG 골드마이닝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에릭 스트랜드는 올해 금값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온스당 2100달러를 돌파하며 "새로운 장기 강세장"을 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스트랜드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에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돌아설 것이며 이는 몇 년간 금값의 폭발적 움직임을 촉발할 것이라는 게 우리의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CNBC에 출연한 스위스아시아캐피털의 저그 키에너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할 움직임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반면 국제유가는 경기침체 우려로 새해부터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2%(3.33달러) 떨어진 76.9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작년 12월20일 이후 최저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도 4%대 낙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