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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법썰]'기업 저승사자'로 거듭난 이정섭 부장검사에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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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법썰]'기업 저승사자'로 거듭난 이정섭 부장검사에 눈길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 걸린 검찰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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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재계가 연말연시를 앞두고 검찰발 한파에 잔뜩 웅크리고 있다. 검찰이 올해가 가기 전 각종 기업 사건들을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그 중심에 이정섭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2기)와 그가 이끄는 공정거래조사부가 있다. 지난 7월 중앙지검 공정거래수사부로 발령 난 이 부장검사는 '기업 저승사자'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으며 재계, 법조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장검사와 수사팀은 지난 16일 현직 총수인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을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뒤 계열사 부당지원 행위에 대한 추가 수사에 매진하고 있다. 허 회장 등은 2012년 12월 회장 일가에 대한 증여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SPC 계열사들이 보유한 밀다원 주식을 삼립에 헐값으로 팔아 샤니, 파리크라상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선 허 회장 등의 기소로 마무리 짓고 공정거래위원회가 2011년 4월~2019년 4월 SPC가 그룹 내 부당지원을 통해 삼립에 414억원의 이익을 제공한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선 계속 수사하기로 했다.


이 부장검사 등은 이외에도 지난 12~15일 남윤영 전 동국제강 대표이사, 강학서 전 현대제철 대표 등 6조원대 철근 담합에 연루된 주요 제강사 전·현직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24일에는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과 관련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계열사 3곳, 관계사 1곳을 압수수색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의 집무실에도 검사와 수사관을 보냈다. 수사팀은 공소시효 만료 문제로 이 사건을 이달 안으로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보험계약 입찰 담합 사건에 연루된 7개 보험사,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이 있는 롯데칠성, 휴대전화 소액결제사 4곳의 연체료 담합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받는 SK플래닛 등도 검찰이 기소 여부를 곧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서는 삼성전자(삼성웰스토리 일감 몰아주기), 네이버(부동산사업 관련 시장지위 남용), 빙그레·롯데푸드·롯데제과·해태제과식품(아이스크림 가격 담합), 하림·올품·한강식품·동우팜투테이블·마니커·체리부로(닭고기 가격 담합) 등을 재판에 넘겼다.



법조계에선 올해 기업 수사가 상당한 진척을 보인 데는 이 부장검사의 저돌적인 수사와 빠른 판단이 있었다고 분석한다. 그는 '파이터 검사'로 범죄자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다. 그의 취미는 권투다. 고등학교 재학시절 복싱에 입문해 사법연수원에 다닐 때는 대한아마복싱연맹에 등록돼 정식 복싱 선수로 활동한 이력도 있다. 그만의 수사 방식으로 '살아있는 권력'을 잇달아 재판에 넘겼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유재수 감찰 중단),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등이 그의 손에 의해 기소됐다. 일각에서 이 부장검사가 이 전 비서관을 기소한 후 사표를 낼 것이란 후문도 있을 만큼, 그는 잠시 거취를 고민했지만 결국 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법무부가 지난 7월 그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으로 발령낸 데는 이런 그의 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부장검사의 기업 수사는 이제 막 5개월째 접어들었을 뿐이다. 앞으로 그가 어떤 수사 결과들을 내놓을지 재계, 법조계는 더욱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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