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청소년들이 마음으로 그린 전시회 구경오세요” … 대구섬유박물관서 9일부터 전시

이성민의 작품 '사랑스러운 고양이'.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구대선 기자] 대구섬유박물관은 오는 9일부터 내년 1월 24일까지 아름다운 공유사업의 일환으로 특별전 ‘행복한 토끼와 친구들’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3년 계묘년(癸卯年) 토끼해를 맞아 ‘마음으로 그리기 센터’(대표 박은주) 소속 발달 장애 청소년 19명이 토끼, 악어, 호랑이, 자동차 등을 소재로 그린 70여점의 그림을 선뵌다. 이 그림 중 일부는 박물관 문화상품을 만드는 토대가 된 작품도 소개된다.

이 전시는 박물관이 섬유 기업, 지역의 기관 등과 협력해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나눔 사업을 추진하는 아름다운 공유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특별전시회이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10대∼20대로 모두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으며,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 미술 재활교육을 받았다.

자폐 스펙트럼의 ‘스펙트럼(specrtum)'이라는 의미처럼, 개인에 따라 장애 경중의 차이가 있으며 각자 가지고 있는 능력 또한 모두 다르다.

박은주 센터장은 “자폐증이나 지적장애를 지니고 있지만 한 분야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는 현상인 ‘서번트 신드롬(Savant Syndrome)’은 2000명 중 1명꼴로 드물게 나타난다. 일반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들은 서번트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사물을 형태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이어 “처음에는 연필을 제대로 잡을 수 없을 정도에서 시작해,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주제를 형태화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 노력의 결실이 모여 전시를 할 수 있어 기쁘다. 이 전시를 기획해준 박물관에 깊이 감사드린다” 고 덧붙였다.

박물관 이미지 학예사는 “대구섬유박물관이 지역의 환경과 문화콘텐츠를 중심으로 지역기관들과 협력해서 시민을 위한 공유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오늘날 요구되는 박물관의 새로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전시와 교육사업 외 우리 지역의 소외된 공간과 대상을 적극적으로 찾고 그들이 함께 박물관을 통해 문화를 즐기고 누릴 수 있도록 적은 노력이나마 하겠다”고 말했다.

전시 기간에 박은주 센터장이 들려주는 전시해설이 ‘특별한 반짝임’이라는 주제로 오는 17일과 내년 1월 8일 오후 2시에 각각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