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2023경제전망]내년 성장률 1%대…암울한 한국 경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9초
뉴스듣기 글자크기
[2023경제전망]내년 성장률 1%대…암울한 한국 경제
AD

[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세종=손선희 기자]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복합위기 속에 성장 버팀목인 수출은 물론 민간 소비까지 위축되면서 생산·투자·고용 모두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자형 침체(경기 침체 후 불황 지속)'까지 거론되며 우리 경제에 매서운 한파가 불어닥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023경제전망]내년 성장률 1%대…암울한 한국 경제


◆내년 성장률 1%대로 떨어질 듯=5일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에 따르면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을 1.7%로 전망해 종전 예상치(2.1%) 대비 0.4%포인트 낮춰잡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했다. 2%대로 여겨지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2.0%), 아시아개발은행(ADB·2.3%) 등 2%대 초반 성장률을 예상한 기관들도 전망치를 추가 하향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역시 이달 중하순에 발표할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내년 성장률을 1%대 후반으로 하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은 전망치 기준으로 성장률이 올해 2.6%에서 내년 1%대로 하락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본격적인 하강 국면 진입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2% 이하로 추락한 시기는 2차 오일쇼크 파동을 겪은 1980년(-1.6%),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8년(-5.1%),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0.8%),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된 2020년(-0.7%) 뿐이다. 모두 경제위기가 발생한 때다.


◆수출 부진에 내수까지 위축=경제 위기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주요국의 가파른 금리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되면서 당장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수출은 7월부터 증가율이 둔화되다가 10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0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 2020년 10월(-3.9%) 이후 2년 만에 줄어든 데 이어 11월에는 14% 급감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이 내년 세계 경기 하강과 맞물리며 더욱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최근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유럽, 미국, 중국 경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둔화되고 있기 때문인데, IMF가 10월 공식 전망치(2.7%)를 내놓은 지 두 달도 안된 시점이라 세계 경제가 그만큼 빠른 속도로 얼어붙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내수를 둘러싼 여건 역시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소비자물가지수는 7월 6.3%에서 11월 5.0%로 둔화됐지만, 근원물가는 10월에 이어 11월에도 4.8%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월(5.2%)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근원물가는 계절적, 일시적 요인을 제외해 물가의 장기적 추세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 같은 근원물가 상승은 앞으로도 고물가 기조가 이어질수 있음을 시사한다. 내년 물가 상승률로 한은이 내놓은 전망치는 3.6%다. 한은의 물가 목표치(2.0%)를 크게 상회한다. OECD는 3.9%, IMF는 3.8%를 제시해 우리나라가 물가 상승률이 내년 4%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가 크게 오른 데다 급속한 금리인상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줄어들면 소비, 생산, 고용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게 된다. 올해까지는 수출이 부진해도 민간 소비, 내수가 버팀목이 돼 왔지만 내년에는 수출과 내수 모두 성장률을 갉아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 소비, 고용 등 각종 지표 역시 뚜렷하게 경기 하강을 가리키고 있다. 대표적인 지표가 생산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5% 줄어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4월(-1.8%) 이후 30개월 만에 감소폭도 가장 컸다. 소비 역시 9월(-0.8%)과 10월(-0.7%) 두 달 연속 줄었다. 일자리 증가세 역시 둔화되는 가운데 KDI는 취업자 수 증가폭이 올해 79만1000명에서 내년 8만4000명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률 하락에 이어 물가, 금리, 고용 등 여러 부문에 걸쳐 국민의 체감 경기가 급속도로 악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내년 경제 상황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하며 다가올 경제 혹한기를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부터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경기 둔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정부와 한은 모두 경기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대외적 요인에 따른 영향이 커 정책적인 해법을 찾긴 쉽지 않다. 통화 정책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대외적으로 중국 경기침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및 이로 인한 금리인상 지속시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부적인 위험 요인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을 때 추가 금리인상, 금융시장 경색 가능성 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물가 안정에 모든 통화·재정 정책 방향을 두고 있지만 내년엔 경기 둔화, 인플레이션 완화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책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