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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업무개시 명령에도 ‘시멘트 트레일러’ 멈춰 선 부산 신항 … 건설업 ‘시멘트 대란’ 예고, 수출기업은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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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업무개시 명령에도 ‘시멘트 트레일러’ 멈춰 선 부산 신항 … 건설업 ‘시멘트 대란’ 예고, 수출기업은 발 동동 파업에 참가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29일 오후 부산 신항 삼거리에 모여 있다. /황두열 기자 bsb03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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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영남취재본부 황두열 기자] 정부가 시멘트업계 운송 거부자에 대한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가운데 29일 오후 차가운 어둠이 시작된 부산 강서구 신항 삼거리에는 을씨년스런 적막감이 감돌았다.


이날 오전부터 계속된 화물연대 파업 집회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빈 트럼통에 불을 지펴 몸을 녹였다 오후 6시 지나면서 차가운 공기를 뒤로 해 현장을 떠나고 있었다.


30~40여명의 조합원들은 여전히 천막에 남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출동한 경찰들과 거리를 두고 있었다.


한 시멘트업체 운수종사자는 “시멘트 관련 행정명령이 떨어진 것은 우리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다가 이제 인정하는 것인데 행정명령에 관해서는 아직 별다른 대응책이 없다. 무시하는 것 말곤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우리를 억압하려는 것이니 이런 것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우리 힘만 빠지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또 “이런 일이 처음이니깐 모두 우왕좌왕하는 부분이 있지만 다들 황당해하고 있다. 우리 뿐만 아니라 철강이나 금속 쪽에서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다른 노조 측 분위기를 전했다.


화물연대 총파업 엿새째를 맞아 부산지역 산업 전반에 피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2004년 업무개시명령 제도가 도입된 이후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처음 적용되는 사례여서 그 여파를 가늠하기조차 힘든 상태이다.


업무개시명령 대상자는 전국 시멘트업 운수종사자 2500여명이다. 전국 200여개 시멘트 운송업체도 정부의 현장조사에 직면했다.


운송업체와 거래하는 화물차주의 명단과 주소 등도 낱낱이 파악되고 화물차주의 실제 운송 여부와 운송거부 현황도 속속 드러날 전망이다.


집단운송거부에 참여하는 화물차가 확인되는 경우 명령을 송달받은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는 다음날 자정까지 집단운송거부를 철회하고 운송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고 거부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이를 위반하면 화물차운송사업·운송가맹사업 허가 정지와 취소까지 처벌받아야 한다.

[르포] 업무개시 명령에도 ‘시멘트 트레일러’ 멈춰 선 부산 신항 … 건설업 ‘시멘트 대란’ 예고, 수출기업은 발 동동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부산 신항 입구 도로가에 멈춰 선 벌크시멘트트레일러. /황두열 기자 bsb03296@

화물연대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불복하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은 더 증폭되고 있다.


한 화물연대 조합원은 “강제노동을 금지하는 우리 법을 어기고 정부 마음대로 처벌한다는 게 말이 되냐”며 “모든 죄형은 법률에 따라야 하는데 정부 입맛대로 하는 법이 어느 세상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정부와 화물연대의 ‘강대강’ 대치로 인한 직격탄을 피하기 힘든 곳이 레미콘 업계와 이와 연계된 건설업 분야이다.


이번 대치 국면에서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은 먼저 부산의 레미콘 업계다. 파업으로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의 운행이 중단됐고 레미콘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현재 레미콘 생산량은 평상시의 7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특히 부산항을 가까이 둔 부산지역 레미콘 업체에 화물연대 파업의 ‘불씨’가 크게 번지고 있다.


장기보관이 힘든 품목이지만 부산항을 곁에 둔 부산지역 업체들은 그동안 쉽게 시멘트 재고 관리를 해온 탓이다.


한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다른 먼 곳에서 하루 서너번 부산항을 왕복할 때 부산지역 업체들은 10번 넘게 왕복이 가능해 부산지역은 재고관리에 큰 어려움이 없어 BCT를 많이 보유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집단운송거부 사태가 터지자 부산항과 거리가 먼 지역은 다량의 회사 BCT를 활용해 시멘트를 차량에 적재해뒀지만 부산 업체들은 이 트레일러 확보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날벼락을 맞게 된 셈이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된다면 전국이 ‘시멘트 대란’에 빠질 것은 불 보듯 뻔해진다.


부산의 한 업체 관계자는 “시멘트 등 레미콘 생산 재료를 보관하는 사일로에는 7일치 정도 재료를 보관할 수 있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이 크게 뛰었고 수급도 불안정해 업체마다 재고가 소진되고 있다”며 “파업이 지속되면 큰 난리를 겪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레미콘 업체의 위기는 곧 건설업계로 직결될 전망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레미콘 생산량과 공급이 줄어들면 전국 건설현장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부산항 가동율도 30% 아래로 바닥을 치면서 부산의 수출업체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막을 내리면서 본격적인 수출이 회복세를 타는가 싶더니 화물연대 파업이라는 치명상을 입고 또 주저앉고 있는 셈이다. 연말 납기에 몰린 업체는 발만 구르고 있다.


한 수출업체 측은 “파업 때문에 부산항 진입에 실패해 납기를 늦췄는데 계속 컨테이너를 확보하지 못해 막막하다”며, “컨테이너 기사들이 화물연대에 겁을 먹고 있어 움직이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남에선 이날 오후 2시 10분 노조원들이 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신항에서는 경남본부장과 부본부장을 비롯한 집행부 6명의 삭발식이 있었다.


삭발식 후 300여명의 노조원들은 대한송유관공사까지 1.3㎞ 거리 행진을 벌였다.


진해구 부산신항 쪽에서도 이날 오후 2시부터 신항 서문 앞 하위 2개 차로에서 위·수탁본부 200여명이 참가한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들은 삭발식과 투쟁 선포 후 오후 2시 50분부터 한진터미널 방면으로 1.5㎞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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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경남본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차종 및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정부 탄압에 맞서 화물노동자 투쟁 승리를 다짐한다”고 알렸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영남취재본부 황두열 기자 bsb0329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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