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전통 복장은 목욕 가운” 독일 해설자 뭇매

잔드로 바그너, 중동·북아프리카 남성 착용 ‘싸웁’ 비하 발언
독일 ZDF 측 “부적절한 발언, 내부적 논의 시작할 것”

독일의 축구 해설자 잔드로 바그너가 카타르의 전통 복장을 두고 '목욕 가운'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보라 기자] 독일의 축구 해설자가 카타르 전통 복장을 '목욕 가운'이라고 표현해 뭇매를 맞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해설을 맡은 잔드로 바그너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독일과 스페인의 경기를 중계하던 중 카타르의 전통 복장을 놓고 목욕 가운이라고 언급했다.

현역 시절 바이에른 뮌헨, SV 다름슈타트 등에서 선수 생활을 한 바그너는 독일 국가대표로 8경기에 출전해 5골을 기록한 바 있다.

바그너는 독일과 스페인의 E조 조별리그 2차전 도중 알바이트 스타디움을 채운 흰색 옷을 입은 관중들에 대해 이같이 말한 것이다. 해당 복장은 카타르뿐만 아니라 중동 및 북아프리카 남성들이 착용하는 싸웁(Thaub)이다. AP는 "바그너가 흰옷을 입은 관중들이 독일 팬이 아니라는 걸 뒤늦게 깨닫고 부적절한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흰색이 독일의 상징색이어서 흰옷을 입은 관중들이 독일의 팬인 것으로 착각했다가, 이후 실언했다는 것이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바그너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독일 공영방송 ZDF 측은 "경기 도중 격정적인 순간에 이 발언이 나왔다.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내부적으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경기장을 찾은 카타르 팬들은 튀르키예 출신의 독일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의 사진을 꺼내 보이며 독일에 반발했다. 외질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직후 독일 대표팀을 떠나며 "이길 때는 독일인이지만 질 때는 이민자 취급을 받았다"고 토로한 바 있다.

한편 독일 대표팀은 일본과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의미인 '무지개 완장' 착용을 FIFA가 금지하자 항의의 의미로 오른손으로 입을 가리고 단체 사진을 찍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