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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머니가 온다]사우디와 협력 강화…기대감 커지는 벤처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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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중기부 장관-알 팔리 사우디 투자부 장관
"내년 1월 다보스포럼서 재회"…협력 강조
'탈석유' 사우디와 공동펀드·투자유치 안간힘

[오일머니가 온다]사우디와 협력 강화…기대감 커지는 벤처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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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최고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으로 국내 스타트업 업계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3년 만에 한국을 찾는 무함마드 왕세자는 대기업 총수들을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앞서 사우디 투자부 장관과 국부펀드, 모태펀드 운용기관 대표 등이 한국을 찾아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면서 관련 업계도 덩달아 흥이 났다.


최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은 환경은 ‘오일머니’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벤처·스타트업 정책의 사령탑 역할을 하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실무진이 이영 장관의 친서를 들고 사우디 정부를 방문하는 등 두 나라 스타트업 발전을 위한 논의의 물꼬를 텄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투자부 장관을 서울에서 열린 스타트업 축제 ‘컴업(COMEUP) 2022’에 초대한 것도 이때였다.


알 팔리 장관은 세계 최대 석유생산회사인 아람코 최고경영자(CEO), 이사회 의장을 지내고 에너지산업부 장관 등을 역임한 빈 살만 왕세자의 측근이다.


중기부는 정부의 모태펀드와 해외 벤처캐피탈(VC)이 함께 조성하는 ‘글로벌 펀드’를 확대하기 위해 중동 국가들과의 협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말 기준 누적 4조9000억원의 글로벌 펀드를 달성했는데, 이를 내년 말까지 8조원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중동의 맹주 사우디가 중심에 있다.


개별 스타트업의 중동시장 진출은 물론 국내 직접 투자유치도 계획에 있다. 사우디 역시 게임·엔터테인먼트 등 문화 콘텐츠 산업과 IT분야에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한국을 파트너로 삼아 ‘탈(脫)석유’ 시대를 대비한 고부가 가치 산업 육성과 협력을 바라고 있다.


알 팔리 장관이 "한국의 문화와 패션, 화장품 등이 사우디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하면서 여러 번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낸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지난 9월 사우디 국부펀드 PIF 등이 서울을 방문해 국내 여러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과 핀테크·이커머스 기업 대표 등을 만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오일머니가 온다]사우디와 협력 강화…기대감 커지는 벤처 업계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이 1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칼리드 알 팔리(Khalid Al-Falih)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영 장관은 지난주 알 팔리 장관 일행과 면담을 갖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컴업 현장을 함께 둘러봤다. 한국에 대한 사우디 정부의 관심이 생각보다 높았다는 게 중기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면담은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1시간 넘게 진행됐다. 알 팔리 장관은 한국의 벤처펀드 조성 현황과 게임 산업에 대해 ‘폭풍 질문’을 쏟아냈다는 후문이다. 이날은 사우디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사우디벤처캐피탈(SVC)의 나빌 코샥 CEO도 배석했다.


이 장관은 아시아경제와 만나 "내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알 팔리 장관과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일회성 만남으로는 의미 있는 결과를 내기는 힘드니, 자주 얼굴을 맞대고 신뢰를 쌓아 기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사우디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정부 관계자도 만나 중동 지역 전반으로 활동 범위를 확대해 나가겠다"며 중동국가와의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오일머니 유치를 통해 내년 1분기 중에는 우리 경제에 희소식이 될 만한 가시적인 결과물을 낸다는 계획이다.


이날 알 팔리 장관은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는 한국의 스타트업을 향해 직접적인 ‘러브콜’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공개 발언에서 "사우디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4년 사이 6배가 커졌다"며 "한국도 스케일업을 하고 글로벌 진출을 하고 싶은 기업은 사우디를 플랫폼으로 삼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회사들이 사우디를 발판 삼아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싶다"면서 "사람과 사람 간, 기업과 기업 간, 투자자 간의 교류 폭을 넓혀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 실무진들이 남아 계속 둘러볼 것이기 때문에 투자 등에 더욱 깊이 있는 교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우디는 2016년부터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탈석유 시대에 대비해 석유 중심의 경제를 전환하고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IT,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장은 국내외에서 22조원 규모의 투자액을 유치해 AI 전문가 2만명을 육성하고 AI 분야 스타트업 300개를 만들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서 높은 기술력과 인재를 보유하고 있어 오일머니를 등에 업은 사우디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오일머니가 벤처투자 심리를 개선하고 자금경색 현상을 풀 마중물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최근 대내외 경제 여건이 불안정해지면서 국내 벤처투자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벤처투자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8388억원 급감했다. 중소형 VC들도 투자와 회수와 재투자의 선순환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오일머니가 '단비'가 돼주길 바라고 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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