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 잘나가던 국내 게임사
주가 급락, 3분기 실적 시장 전망치 밑돌아
글로벌 겨냥 신작으로 실적 반등 노려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폭풍 성장하던 게임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요 게임사들의 주가가 무더기로 신저가를 기록하는 가운데, 3분기 실적마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다. 기댈 것을 신작밖에 없다. 4분기부터 내년 초까지 주요 게임업체들은 저마다 신작 게임 발표를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3분기, 신작 부재·운영 논란 등에 발목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넥슨게임즈를 제외한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은 3분기 실적이 모두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엔씨소프트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8% 늘어난 5696억원, 영업이익은 1.9% 늘어난 981억원으로 전망됐다. 엔씨는 최근 1년간 특별한 신작 없이 리니지 시리즈에 의존하며 매분기 성장세가 하락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 1위를 놓치지 않던 리니지M은 최근 카카오게임즈의 ‘오딘:발할라 라이징’에 1위를 빼앗기며 신작을 통한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넷마블은 올해 1,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분석됐다. 기대작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이 예상보다 빨리 하향 안정화에 들어섰으며, 마케팅 규모 확대해 따른 영업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넷마블은 3분기 매출액은 68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1% 증가하지만, 영업적자는 17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은 게임 운영과 관련한 논란에 발목이 잡히며 3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모두 하회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운영 논란으로 이용자와 갈등을 겪었다. 이에 한때 모바일 게임 매출 10위권 내에 있던 우마무스메가 50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인도 시장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의 서비스 중단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실적 반등의 해답 ‘글로벌’
게임업계는 시선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줄줄이 출시되는 신작에 쏠려있다. 특히 앞으로 출시되는 신작 대부분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어, 실적 반등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 반등이 절실한 넷마블은 올해 하반기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기반의 게임 다수가 출시된다. 4분기 ‘킹 오브 파이터즈: 아레나’를 시작으로 ‘몬스터 아레나 얼티밋 배틀’,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챔피언스: 어세션’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들 모두 P2E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특히 신작들은 모두 자체 개발한 게임들로, 그동안 퍼블리싱(배급 및 유통) 게임 비중이 높아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주던 것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동안 리니지를 중심으로 내수 시장에 의존해오던 엔씨 역시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선다. 엔씨는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를 내년 출시 예정 중으로, 주요 공략 시장은 북미와 유럽이다. 엔씨는 서구권 공략을 위해 기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와 차별화된 콘텐츠·비즈니스 모델·플랫폼을 제시했는데, 관련 요소를 TL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비욘드 코리아'를 선언한 카카오게임즈 역시 내년 주요 신작들은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에 방점이 찍혀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내년 '아레스 :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에버소울'의 글로벌 출시 준비를 진행중이다. 현재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지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오딘은 내년 1분기 일본, 2분기 북미·유럽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12월 신작 ‘카리스토 프로토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에는 신작 ‘문브레이커’를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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