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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엑스포와 기업경영, 무엇이 중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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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엑스포와 기업경영, 무엇이 중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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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들이 몸으로 때워야 해서 보이지 않는 비용이 크다.

해외에 근무중인 국내 굴지의 대기업 지사장과의 대화 내용이다. 수많은 전문가들의 지원을 받으며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 집중할 것 같은 대기업 총수들이 무엇을 몸으로 때운다는 것일까. 정답은 나와있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이다. 얼굴도장을 찍어야 하는 일인 만큼 발로 뛸 수밖에 없는 일이다. 엑스포 성사를 위해 최전선에 나선 주요 그룹 회장들의 상황이 어떠한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이를 두고 한국 기업의 숙명이라고 했다. 우리 기업들은 지금껏 '국가의 부름'이라는 숙명을 외면하지 않았다. 1988년 서울 올림픽,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헌신속에 가능했다. 첫 도전에서 대어를 낚은 서울 올림픽은 그나마 수월한 경우였다. 많은 이들은 삼수를 한 평창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김연아 선수의 멋진 프리젠테이션을 기억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10여년이나 되는 오랜 기간 공을 들인 기업인들의 노력이 있었다. 정부의 힘이 닿기 어려운 전세계 구석구석을 기업인들은 물 샐틈 없이 누볐다. 초 강대국 미국도 1표,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로 유명세를 탄 수리남도 1표다. 승리를 위한 1표를 더 얻기 위해 기업인들은 이름도 듣기 쉽지 않은 아프리카, 중동, 남미 국가들을 상대로 발에 땀이 나도록 뛰었고 지금도 그렇다.


지사장과의 대화에서 기업들이 국가 차원의 엑스포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느껴졌지만 안타까움도 배어났다. 그럴 수밖에. 지금이 어떤 상황인가. 전세계를 급습한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경제 상황이 급변하면서 기업 경영환경 역시 엄청난 변곡점에 와있다. 총수들도 24시간을 쪼개 기업 경영에 매진해도 부족할 상황이다. 그들은 정말로 금쪽같은 시간을 할애해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미국발 금리 인상은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까지 전세계를 경제 위기로 내몰고 있다. 우리도 다르지 않다. 원달러 환율은 어느덧 1400원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25년만에 발생한 6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위기감을 더한다. 올해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치인 48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런 위기 대응에 주력할 상황에서도 기업인들은 엑스포 유치활동을 해야 하는게 현실이다.


반면 기업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는 정부는 국민과 기업을 위해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 우리 기업들이 엑스포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 하는 사이 정부는 우리 기업에 피해가 발생하는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안(IRA)를 놓쳤다. 경제 상황에 문제가 없다는 정부와 한은의 주장에도 환율은 치솟았다.


이번 엑스포 유치경쟁은 현 국제정세를 따져볼 때 부담이 크다. 대규모 국제행사의 유치에는 국제정세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서울 올림픽이 유치 성공이 그 예다. 에너지 위기 속에 미국을 비롯해 우방국들은 유치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눈치를 보는 형국이다. 우리 기업인은 물론 방탄소년단(BTS)과 배우 이정재로 메울 수 없는 간극이 크다는 뜻이다.


엑스포 유치 결정까지는 아직도 1년이 남았다. 그때까지 어떤 경제의 '블랙스완'이 발생할지 예측하기 힘들다. 기업과 기업인들은 그때까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이유가 충분히 차고도 넘친다. 그들의 어깨를 누르고 있는 부담을 덜어내는 것이 진정 국가를 위한 길이 될 수 있다. 기업이 흔들리면 국가도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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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 오피니언 부장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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