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억 규모, 5년 만기, IRR 7%
영남권 사업가 및 코업파트너스 LP로
유망 스타트업 정조준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벤처캐피탈(VC) 경남벤처투자(GNVI)가 첫 번째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했다. 올 들어 가파른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출자가 경색된 상황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경남벤처투자는 최근 '경남 유니콘 투자조합 1호' 결성총회를 마쳤다. 펀드 규모는 33억원이다. 다만 현재 40억원 규모로 증액을 진행 중이다. 만기는 5년이며, 기준수익률(IRR)은 7%로 정했다. 대표펀드매니저는 황우석 부장이다.
앵커 출자자(LP)는 이전 펀드와 달리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가 아닌 개인 및 법인이다. 영남권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지역 대표들이 수십억 원을 베팅했다. 이 밖에 운용사(GP)인 경남벤처투자를 비롯해 자회사인 액셀러레이터 코업파트너스가 일부 자금을 댔다.
이처럼 사업가들을 통해 출자금을 마련한 배경에는 창업 생태계 확대라는 전략이 깔려있다. 지역 사업가들이 지역 벤처캐피탈을 통해 초기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지역에서 돈이 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셈이다. 유니콘 투자조합 1호를 시작으로 2호, 3호 등 시리즈화를 이뤄낼 계획이다.
펀드 결성과 동시에 3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마수걸이 투자처는 아피셀테라퓨틱스다. 대웅제약과 영국 아박타(Avacta Life Science)의 합작법인인 아피셀테라퓨틱스는 차세대 세포 유전자 치료제 개발 업체다.
경남벤처투자 관계자는 “기존 줄기세포와 항체유사체가 지니는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용합 플랫폼을 개발한 점에 주목했다”며 “아피셀타라퓨틱스에 이어 잔액과 함께 증액되는 투자금을 더해 추가로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벤처투자는 경상남도 유일의 창업투자회사다. 2019년 9월 출범한 신생 하우스다. 민관금(민간·정부·금융계)이 합심해 설립한 국내 최초의 창투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주요 주주는 대한제강(59.6%), 농협은행(10.6%), 경남은행(10.6%),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8.5%) 등이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일반 벤처캐피탈과는 태생적으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벤처캐피탈 자금을 경남지역에 유입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특정 지역에 한해 투자를 한다는 건 업계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첫 번째 펀드는 2020년 12월에 결성한 ‘경남 리버스이노베이션투자조합(200억원)’이다. 당시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를 통해 120억원을 확보하고 지역 금융기관들에서 나머지 금액을 채웠다. 이어 2021년 12월에는 액셀러레이터 제피러스랩과 손잡고 공동으로 운용하는 코지피(Co-GP) 펀드인 ‘스마트뉴딜 혁신산업 투자조합(176억원)’을 조성했다.
이처럼 경남 리버스이노베이션투자조합, 스마트뉴딜 혁신산업 투자조합, 경남 유니콘 투자조합 1호 등 3개 펀드를 운용 중인 상태다. 현재 운용자산(AUM) 규모는 409억원이다.
전체 펀드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지난 2월 모태펀드 동남권 지역뉴딜 벤처펀드(200억) 운용사(GP)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달 모태펀드 지역엔젤 징검다리 펀드(61억원) GP 자리까지 꿰찼기 때문이다. 이변이 없는 한 운용자산(AUM) 규모는 연내 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총 155억원을 투자해 22개의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이중 동남권 소재 기업에 120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설립 취지를 살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피셀테라퓨틱스(바이오), 피플앤스토리(콘텐츠), 자이언트케미칼(특수소재)이 손꼽힌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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