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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수는 잘 두는데 보고서는 못 만들어"…퇴직 임원들 재취업이 어려운 이유[신수정의 일의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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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들, 퇴직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세 가지

 "훈수는 잘 두는데 보고서는 못 만들어"…퇴직 임원들 재취업이 어려운 이유[신수정의 일의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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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퇴임 임원들이나 퇴임 전문가들을 벤처나 외국기업에 매칭해 주는 일을 하고 있는 벤처 대표를 만났다. 그녀는 이 일을 하면서 직면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우리나라 퇴직 기업 임원이나 팀장들의 제일 큰 문제는 말은 잘하시는데 디테일이 약하고 직접 보고서를 만들지 못합니다. 또 하나는 영어가 약합니다."


퇴임 임원이나 전문가들을 벤처 등에 연결해줄 경우 기업들은 그들이 스스로 업무를 완결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스스로 완결하시는 분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부장 이상만 되면 직접 업무를 수행하거나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다 보니 그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누군가 지원해주지 않으면 혼자서 완결되게 수행하지 못하니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이나 동남아의 기업들에서도 한국의 전문가들을 많이 필요로 하는데 여기에는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조건이 또한 필요한데 많은 대기업의 퇴임 임직원들이 영어 구사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글로벌로 일해도 본인이 완결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보고서까지 쓸 줄 알아야 하는데 이렇게 할 수 있는 인력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위로 올라갈수록 혼자 해내기 어려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구성원들이 만들어 놓은 자료들을 코멘트하다 보니 마치 스스로 잘한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평론을 잘하는 것과 실제 자신이 이행할 줄 아는 것은 별개이다. 스포츠 평론을 잘하는 것이 그 스포츠를 잘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착각한다는 것이다.


둘째, 보고받고 회의하는데 익숙하다 보면 스스로 하는 것이 귀찮아지고 점점 능력이 퇴화하게 된다. 위로 올라갈수록 업무의 대부분이 보고받는 것과 회의하는 것이다. 본인이 생각하고 직접 무언가를 만들 기회가 줄어든다. 이것이 점점 익숙해지다 보면 스스로 무언가 할 수 있는 능력이 퇴화하게 된다. 특히, 스텝과 비서가 지원하는 임원의 경우 문제가 심각해진다. 어떤 분들은 자신이 할 줄 아는 IT 업무는 이메일뿐이라는 말씀을 하실 정도이다. 소프트웨어(SW) 입력이나 앱 사용조차 비서가 대신 처리 해주면서 IT 활용 능력 또한 현저하게 떨어진다.


셋째, 조직이 커질수록 세세하게 실무에 관여하다 보면 마이크로 매니저라고 평가되기 때문에 직접 무언가를 하기 어렵고 깊이 들어가기 어렵게 된다. 특히 대기업인 경우 리더가 된 이후에 실무를 직접 할 경우 직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그래도 ‘을’기업에 있는 분들은 나이가 들어도 전문성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으나 ‘갑’기업은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고 관리자가 되어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일부러라도 직접 별도로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이것은 구성원들의 보고서를 가로채 대신 쓰라는 게 아니다. 이러면 당연히 직원들이 훈련도 안 되고 마이크로 매니저가 된다. 그러나 새로운 영역도 적극적으로 배우고 새로운 SW도 귀찮더라도 일부러 사용해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 서류발급이나 신고도 직접 해보고 발표 자료나 영상도 직접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글이나 책도 직접 써본다. 때로는 주니어들에게 배울 필요가 있다.


이제 임원이든 직장인이든 50대면 은퇴가 시작된다. 임원들은 은퇴 연령이 더 낮다. 그러나 지금 50대면 너무 젊다. 100세 시대에 나머지 시간을 등산이나 골프만 하며 지낼 수는 없는 법이다. 자기 경험과 역량을 국내 또는 글로벌로 활용하려면 40대 이후부터라도 꾸준히 학습하고 자기 몸을 일부러라도 쓰려고 해야 할 것이다. 자신보다 젊은 친구들과 일하려면 미적미적하거나 입으로 일하면 안 되고 좀 빠릿빠릿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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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 부문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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