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여·아동' 판 키우자 생각
브랜드 파트너십 등 적극 공략
빈폴 패밀리 위크 일주일 만에
기존 행사 대비 매출 10배 '대박'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지난해 롯데온 남성패션 부문은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연초 공격적으로 잡은 목표 대비 330% 높은 매출을 일으키면서 직전해 보다 2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여기엔 오픈마켓에 입점한 남성패션 중에서도 브랜드 패션의 고공행진, 특히 빈폴·헤지스 등의 '패밀리 세일(패밀리 위크)' 역대 최대 매출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롯데온을 '패밀리 세일의 성지로 만들자'고 제안한 건 다름 아닌 1995년생 'Z세대', 유채은 롯데온 패션팀 남성의류 상품기획자(CM)였다. 올해로 입사 4년 차를 맞은 그는 롯데온 출범과 함께 아동 의류가 패션 카테고리에 편입되면서 남성·여성·아동 의류를 함께 다룰 수 있게 되자 롯데온 내에 패밀리 세일 개념을 도입, 판을 키워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간 패밀리 세일은 각 브랜드의 자체몰에서 알음알음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유 CM은 "브랜드와 먼저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JBP)을 맺고 길게는 6개월 전부터 사전 기획을 통해 물량을 준비하고 단독 기획 상품과 할인 등 좋은 조건을 만들었다"며 "브랜드에 먼저 손을 내밀고 적극적으로 움직인 게 실적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패밀리 위크 1탄 격인 '빈폴 패밀리위크' 매출이 일주일 만에 기존 행사 대비 10배 이상 나오며 패밀리 세일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이 시작이었다. 유 CM은 "당시 브랜드 본사도 놀라고 이 같은 행사를 처음 시도한 우리도 놀랐다"며 "사전 작업을 통한 물량 확보, 경쟁력 있는 기획 상품과 할인율, '출첵' 등 이벤트와 대대적인 홍보 등이 맞물린 결과로 보고, 이를 강화해 그해 11월 2탄 LF 패밀리 위크에선 기존 대비 13배 매출 효과를 냈다"고 했다.
타미힐피거 맨투맨, 폴로 반팔 티셔츠 등은 단독 특가 기획 상품이 매번 완판됐고, 일부 브랜드 대표 가디건 신상품은 롯데온 행사에 모두 소진돼 다시 찍어내기도 했다. 이 결과 지난해 빈폴, 라코스테 등 각 브랜드의 온라인몰 매출 1위는 모두 롯데온이 차지했다. 올 상반기에도 이 같은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오는 27일까지 진행 중인 빈폴 패밀리 위크 는 행사 이틀 만에 목표 매출의 40%를 달성했다. 다음달 말 계획된 LF 패밀리 위크 역시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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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CM은 이같은 성공의 비결로 '철저한 고객 입장에서의 접근'을 꼽았다. 그는 "처음엔 내 눈에 예뻐보이는 것을 찾았지만, 이젠 타깃 고객이 사고 싶은 상품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파악, 이를 집중 공략한다"고 했다. 유 CM은 "남성 패션 고객은 검색어가 주로 상품번호일 정도로 구체적인데, 이를 통해 인기 디자인 재고를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해당 상품을 확보하고 있는 셀러를 찾아 입점시키면서 해당 상품 재고를 늘리는 방식이 통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이달 기준 롯데온 남성 패션 셀러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브랜드에서도 입점을 먼저 제안해오고 있다. 유 CM은 "궁극적으로 '모든 셀러가 입점하고 싶은 플랫폼'을 우리 손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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