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 정동제일교회 앞에서 한국인권도시협의회 주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우크라이나 지지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협상에 성공하면 경제 상황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증권가에서는 최근 양 국 간 협상 진전에도,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경제 압박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육박했다가 90달러대 중반까지 다시 하락하는 등 러-우 분쟁에 따른 영향이 줄어드는 듯한 모습이지만, 유가가 더이상 상승하지 않는다고 해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영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먼저 치솟은 식료품 가격 상승세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원유 등 다른 원자재와 달리, 식료품 가격 상승세는 공급 부족 우려에 따라 일어났다. 종전 혹은 휴전 이후에라도 공급 차질 가능성은 크다. 식료품 가격은 전체 소비자물가의 8~1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식료품 가격상승세에 따른 물가 부담은 커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양 국 간 휴전 협정이 이뤄진다고 해도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는 계속될 수 있다. 미 월가에서는 러시아가 15년 동안 세계 금융시장에 복귀하지 못했던 아르헨티나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는 식료품 가격과 함께, 원유 등 다른 원자재 가격의 오름세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고 물가 상승 압력은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김 연구원은 식료품 가격 상승세와 함께, 러-우 분쟁에 따라 다시 재조명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도 눈여겨봐야 할 것으로 관측했다. 올해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중 갈등이 재부각 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러-우 분쟁에 따라 중국과 미국의 대립은 예상보다 일찍, 그리고 첨예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국가 별 무역수지를 뜯어보면 사상 최대 규모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중국과 반대로, 사상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 중인 미국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드러난다. 미국 등 세계 공급망이 위치한 중국의 흑자가 미국 입장에서는 달가울 리 없다. 지난 2018년 이후 관세 인상 등 미-중 간 갈등으로 미국이 얻은 실익은 거의 없다고 평가받기에, 분쟁의 양상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향후 미-중 간 분쟁의 소지는 더욱 커졌다고 판단된다는 게 김 연구원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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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원은 "최근 미국 무역적자 확대는 상당부분 에너지 수입 급증에 기인하나, 중국의 사상 최대 무역흑자가 달가울 리 없다"며 "향후 미중 갈등은 관세가 중심이었던 2018년 양상과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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