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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털썩'…주저 앉은 증시, 불확실성 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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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털썩'…주저 앉은 증시, 불확실성 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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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불안은 곧 공포가 됐다. 글로벌 증시가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털썩 주저앉았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에너지 제재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저성장과 물가 급등이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커진 탓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 들어서면서 글로벌 금융시장도 수렁에 빠진 모양새다. 작년 말부터 증시 약세의 원인으로 꼽혔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에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지수를 시작으로 약세장 진입이 연이을 것이라는 관측마저 쏟아진다.


◆나스닥 등 줄줄이 약세장 진입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37% 하락 마감하며 전고점 대비 10% 이상 낮은 ‘기술적 조정장’에 진입했다. 한 발 앞서 조정장에 들어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2.95%, 3.62%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이날로 전고점 대비 하락폭이 20%를 넘기며 ‘약세장’에 들어섰다. 다우지수가 조정장에 들어간 건 2020년 2월 이후, 나스닥이 약세장에 들어간 건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나스닥지수의 약세장 진입은 사실상 예고됐던 수순이다. 올 들어서만 18% 가까이 폭락하며 줄곧 하락세를 이어온 탓이다. 나스닥지수는 올해 1월19일 기술적 조정장에 진입한 이후에도 연일 하락폭을 키워왔다.


뉴욕 증시만이 아니다. 독일 DAX지수와 유로스톡스50지수는 각각 1.98%, 1.25% 떨어진 수준에 거래를 마치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프랑스 CAC40 지수는 장중 한때 약세장에 진입했으나 종가 기준으로 일단 빠져 나왔다. 주요국 증시가 줄줄이 미끄러지며 8일 오전 한국 코스피, 일본 니케이225 등 아시아 증시 역시 하락 출발했다.


이처럼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검은 월요일’을 맞이한 배경에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존재한다. 가뜩이나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얼어붙었던 투심은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제재 의지를 내비치면서 크게 위축됐다. 치솟는 에너지 가격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불안감이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다만 유럽 증시의 경우 유럽연합(EU) 경제의 한 축을 지탱하는 독일이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에 반대 입장을 나타낸 여파로 뉴욕 증시보다는 하락 폭이 작았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캐시 보스탄칙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단순히 인플레이션 충격이 아닌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안다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에드워드 모야는 투자자 노트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치솟는 원자재 가격이 경제성장 전망에 우려를 더하면서 증시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피두시어리트러스트의 한스 올슨 수석투자책임자는 "시장이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가격 급등, 인플레이션 상황을 결합해서 볼 때 주식시장이 그 가치를 유지하기 어려운 조합"이라고 전했다.

[종합]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털썩'…주저 앉은 증시, 불확실성 더 커져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커진 불확실성 "3차 세계대전 이미 시작"

추가 제재로 에너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더 치솟을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일부 유럽 국가들의 미온적인 태도에 우선 독자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조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원자재 가격은 폭등 중이다. 니켈 가격은 이날 장중 최고 90% 급등하며 사상 최대 하루 상승폭을 기록했다. LME 알루미늄 가격은 장중 t당 4073.5달러까지 오르며 사상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전날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하며 폭등했던 국제유가는 독일 등이 에너지 제재에 미온적 모습을 보이자 다소 진정세를 찾았지만, 상방 압력은 여전하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 담당 부총리는 서방의 에너지 제재와 관련해 "배럴당 300달러 이상도 가능하다"고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 급등을 경고했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은 이날 글로벌 증시와 유로존 증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UBS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 원자재 가격 급등, 중앙은행 긴축 정책 등을 투자의견 하향조정의 이유로 꼽았다.


특히 과거와 다르게 서방 국가의 제재 강도 수준이 높다는 점에서 파급 효과도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주요 기관들은 러시아의 국채 디폴트 가능성을 높게 점치며 이르면 4월15일 경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베네수엘라 사례와 비슷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타격은 러시아에만 그치지 않는다. 옥스퍼드애널리티카는 "향후 수개월간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필품에서 산업재까지 전방위적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JP모건은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막을 경우 글로벌 GDP가 3%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를 둘러싼 금융시장 변동성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월가를 대표하는 억만장자 헤지펀드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3차 대전은 이미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종합]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털썩'…주저 앉은 증시, 불확실성 더 커져 3월 금리 인상을 예고해온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Fed도, ECB도…더 복잡해진 중앙은행 셈법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이 커지며 Fed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통화 긴축을 예고해 온 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달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정례회의를 앞두고 다시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치솟는 원자재 가격, 전면적인 금융제재, 러시아산 원유 수출 금지 가능성 등 새로운 리스크 요인들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WSJ는 "이제 경제학자들은 1970년대 저성장 속에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을 더 많이 경고하고 있다"며 "이는 중앙은행의 업무를 복잡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세계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Fed는 오는 15~16일, ECB는 오는 10일 각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중앙은행에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가 될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려다 자칫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침체를 유발하지 않기 위해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늦출 경우, 이는 스태그플레이션을 더 고착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우리는 이미 1973년과 1979년의 오일쇼크로 이러한 장면을 두 번 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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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HSBC,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은 미국의 대러 노출도가 높지 않고 경제성장 모멘텀이 양호하다는 측면에서 Fed가 올해 매파적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ECB의 경우 유로존 경기 둔화 리스크로 금리 동결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쏠리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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