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는 최근 회의를 열어 차기 이지스구축함 3척에 SM-3와 SM-6 요격 미사일을 동시 탑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해군은 현재 이지스함 3척(세종대왕급, 7600톤급)을 보유하고 있는데 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체계, 이른바 ‘베이스라인7’만 갖추고 있다. 즉 북한이 핵을 탑재한 미사일을 쏘더라도 이를 알아만 낼 뿐 요격하는 ‘펀치’가 없는 것이다. 대신 군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나 패트리엇(PAC-3) 등 지상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스템만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이 탄도미사일 스커드 B·C 등을 개발하고 극초음속으로 하강하는 KN-23을 배치하는 등 미사일 시스템을 강화하면서 지상뿐 아니라 해상에서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스템 구축이 절실해졌다. 특히 북한이 우리의 해안기지를 겨냥할 경우엔 사드와 같은 지상 요격 시스템보다는 해상에서 바로 요격하는 편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이에 군은 앞으로 도입하게 될 차기 이지스함 광개토왕급 3척에 SM-3·SM-6를 장착하기로 한 것이다. 애초 군은 SM-3만 장착하려고 했던 계획을 변경했는데, 여기에도 경제·전략적 이유가 있다.
함정에서 발사하는 요격미사일 1발당 가격은 SM-3가 238억원으로 SM-6(48억원)보다 5배가량 비싸다.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SM-6가 유리하다. 당초 군이 SM-3만 도입하려 했던 것은 북한의 스커드 B·C를 겨냥했기 때문이다. 스커드미사일 비행고도는 80~150㎞이기 때문에 SM-3의 요격고도와 일치한다. 하지만 북한이 KN-23을 배치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KN-23은 SM-3의 요격고도 이하에서 비행을 하기 때문에 명중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항공기·순항미사일, 함정까지 타격할 수 있는 SM-6를 선택한 이유다. 군은 차기 이지스함에 요격미사일을 장착할 경우 해안기지 방어와 중첩방어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