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특혜·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남욱 변호사가 18일 오전 귀국한다.
1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18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남 변호사는 검찰이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기 전인 지난달 중순 미국으로 출국했다. 하지만 최근 여권이 무효가 되는 등 압박을 받자 귀국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전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을 방문해 긴급여권을 발급받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 사업에 관여한 남 변호사는 정영학 회계사,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과 함께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그는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장동 공영개발을 추진하자 이를 민간 개발로 바꿀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동산개발 시행사 측의 부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선고 받기도 했다. 2014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대장동 개발을 민관 합동 개발로 바꾸며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와 함께 개발 사업 시행사에 참여했다. 남 변호사는 자신이 소유한 천화동인4호를 통해 1007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이 불거지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화천대유 사무실에 가본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와 유 전 본부장이 사업을 주도했고 로비 얘기를 하는 것을 들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앞서 검찰은 미국에 체류 중인 남 변호사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외교부에 여권 무효화를 요청했다. 외교부는 여권법 규정에 따라 남 변호사에게 여권 반납 명령, 여권 발급 제한 조치를 취했다.
그는 최근 국내 대형 로펌 변호사들을 선임해 검찰 수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만간 남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 초과이익환수 조항 삭제 과정,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공항에서 곧바로 신병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검찰의 영장 청구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