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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생' 집착하는 실리콘밸리 갑부들…수천억원 쏟아붓는다 [임주형의 테크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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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이조스, 美 스타트업 '알토스 랩' 투자
유전자 '재프로그래밍' 통해 노화 방지
피터 틸, 래리 엘리슨도 '영생 기술' 투자
수천억원 쏟아부었지만…별다른 소득 없어

'영생' 집착하는 실리콘밸리 갑부들…수천억원 쏟아붓는다 [임주형의 테크토크] 미국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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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미 비즈니스 전문 매체 '포브스' 집계 기준 올해 2039억달러(약 238조원)의 순자산을 보유한 그는 최근 한 스타트업에 투자했습니다. '알토스 랩'라는 이름의 이 생명공학 회사는 '인간 유전자 재프로그래밍'이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유전자를 마치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편집해 사람의 노화를 방지하거나, 심지어 다시 젊게 만든다는 게 이들의 목표입니다.


얼핏 보면 공상과학(SF) 영화처럼 들리는 기술에 베이조스를 비롯한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은 수조원을 퍼붓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유전자 재프로그래밍 기술'이 실제 인간 임상 단계까지 도달한 적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세계 최대 갑부들은 '영생'을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베이조스 투자 받은 '유전자 재프로그래밍' 기업 알토스 랩


최근 영국 금융 전문 매체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최근 알토스 랩에 거액의 투자금을 지원했습니다. 알토스 랩은 정보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생명 공학 기업으로,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인간을 '재프로그래밍'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기업입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와 영국 케임브리지에 공동 본사를 설립했습니다.


재프로그래밍은 세포 하나하나를 마치 컴퓨터 소스코드처럼 재조작하는 기술입니다. 세포 내부에는 세포의 노화 수준을 결정하는 염색체인 '텔로미어'가 있는데, 이것을 흔히 '노화 시계'라고 칭합니다. 알토스 랩은 재프로그래밍 기술을 통해 이 시계를 멈추거나 '되돌리는' 수준의 일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생' 집착하는 실리콘밸리 갑부들…수천억원 쏟아붓는다 [임주형의 테크토크] 알토스 랩은 유전자 재프로그래밍 기술을 이용해 세포의 '노화 시계'를 멈추거나 되돌리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 회사는 세계 최고의 생명공학 지성이 모여있는 미국 스탠퍼드대, 영국 케임브리지대를 중심으로 인재를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알토스 랩이 베이조스로부터 얼마나 많은 돈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상도 하기 힘들 만큼 많은 금액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알토스 랩이 영미 대학 교수들에게 제안하는 연봉만 무려 최소 100만달러(11억7080만원)에 달하기 때문이지요.


이미 세계적인 명성과 권위를 가진 과학자들이 알토스 랩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줄기세포 연구로 지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일본 과학자 야마나카 신야 교수도 이 회사의 수석 과학자로 활동할 예정입니다.


'영생' 집착하는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아득히 먼 길 남아"


실리콘밸리의 갑부들은 오래 전부터 '영생' 기술에 집착해 왔습니다. 베이조스뿐만이 아니라 많은 미국 억만장자들이 노화 방지 연구업체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왔습니다.


일론 머스크와 함께 세계 최대의 전자 결제 기업인 '페이팔'을 창업한 소위 '페이팔 마피아' 일원인 피터 틸 또한 '유니티 바이오테크놀러지'라는 미국 스타트업에 투자했습니다. 홈페이지 설명에 따르면 이 기업은 인간의 생명력을 확장해 삶을 살아가는 동안 노화나 질병을 겪지 않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노화를 일으키는 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파괴하는 신약을 만드는 게 이들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영생' 집착하는 실리콘밸리 갑부들…수천억원 쏟아붓는다 [임주형의 테크토크] 유니티 바이오테크놀러지는 노화를 일으키는 역할을 하는 세포를 찾아 파괴하는 신약을 연구하고 있다. / 사진=유니티 바이오테크놀러지 공식 홈페이지 캡처


지난 2013년에는 미국 IT 기업 구글이 노화 방지 연구업체인 '캘리코'를 설립했습니다. 또 다른 실리콘밸리 기업가인 래리 엘리슨 또한 비슷한 연구를 하는 과학자들에게 수천억원을 기부해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전자 재프로그래밍부터 노화 세포 파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생' 기술 개발업체들은 이처럼 수많은 억만장자들에게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기술들 중 인간 임상 단계에 도달한 것은 현재까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아직까지 이 기술은 기껏해야 '씨앗' 단계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 스위스 대학교에서 생명공학을 연구하고 있는 알레한드로 오캄포 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테크놀러지 리뷰'와 인터뷰에서 "(재프로그래밍이라는) 콘셉트는 말이 되지만, 기대감이 너무 크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80살짜리 세포 1개를 40살로 되돌리는 것은 가능하다. 이런 것은 지금껏 그 어떤 기술로도 구현할 수 없었다"라면서도 "진짜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개발되려면 아득히 먼 길이 남아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수명 대폭 연장, 인류 재앙 될 수도"


그럼에도 실리콘밸리 갑부들은 여전히 '영생' 기술의 가능성을 높이 사고 있습니다. 어쩌면 먼 미래엔 인간의 수명이 수백년 넘게 연장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일부 지식인들은 노화가 제거된 세상이 오히려 인간 사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20세기 냉전 이후 시대를 다룬 저작 '역사의 종말'로 유명한 미국의 정치경제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트랜스휴머니즘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아이디어'라는 제목의 에세이에서 "생명과학기술이 너무 빨리 발전하면, 우리는 질병, 신체적 한계, 짧은 수명 등 여러 불편한 부분을 고치려 들 것"이라며 "수명의 대폭 연장은 인류 전체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 시술을 받은 인간과 그렇지 못한 빈자 사이 불평등이 더욱 확대되고, 독재자의 통치가 장기화되거나 기존의 가족 개념이 와해되는 등 사회적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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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야마는 "과학기술로 인간을 증진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무엇이 인간에게 가장 이로운 지 이해하는 척 한다"며 "하지만 인류에게 궁극적으로 이로운 특성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인간은 매우 길고 복잡한 진화 과정에서 탄생한 생물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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