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27조원 칭화, 구조조정안 마련해 법원과 채권단에 제출
잠재적 투자자들, 칭화유니 46.45% 지분 보유한 쯔광구펀에 관심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며 반도체 시장에 뛰어든 칭화유니그룹이 27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 구조조정 절차를 밟는다.
19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시 중급인민법원은 채권자인 후이상 은행이 낸 칭화유니그룹 파산 구조조정 신청을 받아들였다.
파산 구조조정은 빚의 일부를 탕감하거나 출자 전환을 통해 존속 가치가 있는 기업이 살아날 발판을 마련하게 해 주는 우리나라의 기업회생절차와 비슷하다.
중국 인민법원은 파산 구조조정 절차를 맡을 관리인으로 칭화유니그룹의 현 경영진이 임명됐다.
중국의 기업파산법은 관리인이 법원의 파산 구조조정 인용 결정으로부터 6개월 안에 구조조정안을 마련해 법원과 채권단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시한이 최대 3개월 연장될 수 있다. 기한 내에 관리인이 구조조정안을 내놓지 못하면 법원은 채무자의 파산을 선고하게 된다.
차이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칭화유니그룹이 파산 구조조정 결정 전부터 이미 잠재적 투자자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면서 저장성 국유자산관리위원회(국자위), 항저우시 국자위, 알리바바그룹이 관심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다만 투자 의향을 내비친 기관들은 칭화유니그룹이 46.45%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 쯔광구펀에 큰 관심을 보이지만 칭화유니그룹은 개별 기업을 매각하기보다 그룹 전체 차원에서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기를 희망해 양측의 생각에 차이가 있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쯔광구펀은 서버, PC, 공유클라우드, 공유기 등 사업 분야에서 화웨이와 경쟁 중인 신화싼그룹을 거느리고 있다.
차이신은 "칭화유니그룹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 이유는 지난 10년간 대량 해외 인수합병에 나선 가운데 산하의 여러 반도체 사업에서 돈을 불태웠지만 스스로 피를 만들어낼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6월말 기준 칭화유니그룹의 채무는 1567억 위안(약 27조원)에 달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의 만기가 1년 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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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화유니그룹은 시진핑 국가 주석이 나온 명문 칭화대가 51% 지분을 보유한 반도체 설계ㆍ제조사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와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회사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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