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저효과 영향…회복속도 가팔라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달 유럽지역에서 전년 대비 4배가 넘는 판매량 증가세를 보이며 견조한 실적 회복세를 나타냈다.
20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유럽지역 판매량은 전년 대비 317.3% 늘어난 7만8495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유럽 전체 시장의 판매 증가율(255.9%)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현대차의 경우 전년 대비 295.3% 늘어난 3만6087대를 판매했다. 투싼(1만2357대), 코나(8693대)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의 선전에 따른 결과다. 기아 역시 338.2% 늘어난 4만2408대를 판매했다. 기아도 씨드(1만819대)를 필두로 SUV 모델인 스포티지(8017대), 니로(7009대)가 성장세를 견인했다.
친환경차의 판매량도 급증했다. 기아 니로는 하이브리드차(HEV)와 전기차(EV) 등 친환경 모델 7009대가 판매됐고, 코나와 투싼 역시 각기 5765대, 4470대의 친환경 모델이 팔렸다. 특히 EV의 경우 4개 차종(코나·아이오닉·쏘울·니로)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285.0% 증가한 8393대로 조사됐다.
판매량 증가율이 유럽시장 전체의 판매량 증가율을 넘어서면서 시장 점유율도 상승세를 탔다. 지난달 현대차·기아의 유럽지역 점유율은 전년 대비 1.1%포인트 증가한 7.5%였다. 현대차는 0.3%포인트 늘어난 3.5%, 기아는 0.8%포인트 확대된 4.1%였다.
이로써 현대차·기아의 지난 1~4월 누적 판매량은 전년 대비 24.9% 증가한 30만529대로 늘어났다. 누적 점유율도 0.1%포인트 상승한 7.3%에 달했다. 유럽의 자동차 산업수요가 전년 대비 23.1% 증가한 412만443대란 점을 감안할 때 수요를 다소간 웃도는 판매 증가율을 보인 셈이다.
이같은 드라마틱한 회복세는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3~4월 유럽 지역에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현대차·기아의 4월 유럽판매량은 80% 가량 감소한 1만8808대에 머무른 바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현대차의 실적 회복세는 경쟁사에 비해 빠른 편이다. ACEA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기아의 판매량 증가율(317.3%)은 상위권 5개 업체 중 스텔란티스(358.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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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직까지 전년 수준의 판매량 회복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4월 현대차·기아의 유럽 판매량은 약 9만1000대에 달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장 산업수요 대비 판매량 증가율이 높아 전반적인 점유율도 상승했다"면서 "아직 예년 수준의 판매량은 회복하지 못했으나, 경쟁 업체보다 회복 속도가 빠른 편이라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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