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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트업 대전환]'반짝 벤처붐' 극복하려면…허들 3개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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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처별 '복합규제' 한번에 풀려야
최소한의 '핀셋규제'로 자율성 보장해야
대형기업에만 몰리는 개발 인력 고충

[K스타트업 대전환]'반짝 벤처붐' 극복하려면…허들 3개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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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규제 한 개 풀어서 할 수 있는 신사업은 없다. 얽히고설킨 ‘복합규제’ 때문에 각 소관 부처 관계자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권해원 페이콕 대표)


"고액 연봉을 줄 여력이 없는 스타트업은 스톡옵션을 통해 인력을 유입해야 한다. 스타트업의 IPO 기회를 늘려 스톡옵션 가치를 높이고 우수 인력을 끌어들여야 한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국장)


"고위험·고성장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스타트업은 투자를 통해 성장하며, 대개 이 투자는 스타트업의 엑시트를 통한 재무적 이익 실현을 기대하며 이뤄진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벤처 투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창업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제2벤처붐’ 시대가 도래했다지만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들은 쉽게 웃을 수 없다. 현장의 목소리엔 규제, 인력, 투자라는 세 가지 허들을 넘어야 비로소 ‘K스타트업’의 발전이 가능하다는 절박함이 있다. 벤처붐을 지속할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2000년대 ‘벤처 암흑기’가 재차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배어 있다.

규제 때문에 서비스 출시조차 못해

핀테크 기업 페이콕의 권해원 대표는 아시아경제와 만나 "벤처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추진하기 위해선 규제 철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페이콕은 기존 카드결제 단말기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대체해 판매자 비용 부담을 줄인 비대면 간편결제 기술을 개발했다. QR코드 하나로 주문, 결제, 배달까지 가능한 플랫폼 기술을 갖고 있지만 겹겹이 막고 있는 복합 규제 때문에 정식 서비스 출시를 못하고 있다. 권 대표는 "2019년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스마트폰 앱 결제서비스는 가능해졌지만 ‘맛보기’식 규제 개혁이나 다름없다"며 "전체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하려면 부처별로 산재한 규제가 한꺼번에 풀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관의 긴밀한 소통이 중요한 상황이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세종시 부처 공무원과 업계 관계자들 간 교류가 줄면서 인식의 차이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페이콕의 사례뿐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이익공유제 법제화 등 시장 논리를 무시한 정부의 과도한 시도들도 제2벤처붐의 지속가능성을 막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벤처기업 관계자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 업체를 통제하기 위해 만든 규제로 인해 중소 플랫폼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며 "업체 간 담합과 같은 불법행위를 막는 등의 최소한의 ‘핀셋 규제’로 경영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액셀러레이터사 대표는 "‘타다 논란’처럼 이미 성장할 대로 성장한 기업은 이해관계와 법적 문제가 맞물리는 경우가 많다"며 "스타트업 초기 성장 과정에서부터 정부가 이해상충 문제를 조정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K스타트업 대전환]'반짝 벤처붐' 극복하려면…허들 3개 넘어야

스타트업 인력 양극화

스타트업을 경영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이 규제와 더불어 최근 한목소리로 가장 큰 고충으로 꼽는 것은 ‘인력난’이다. 벤처기업협회가 실시한 ‘2020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벤처기업 절반 이상(52.8%)이 연구개발직 인력을 확보하기가 가장 힘들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이나 유명 스타트업만을 선호하다 보니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들의 인력난이 점차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B2B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김모 대표는 "회사를 확장하려면 좋은 인재가 들어와야 하는데 IT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에 빼앗기고 있다"며 "입사하더라도 2, 3년가량 일하다가 실력이 쌓이면 다른 회사를 기웃거리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고액 연봉을 제시 못하는 스타트업들은 스톡옵션 부여로 우수 인력을 뽑을 수 있어야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지난해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스톡옵션을 실시 중인 기업은 2.4%에 그쳤다. 스톡옵션을 활용하지 않는 법인기업 3만여 곳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해보니 제도 활용에 대한 인식 부족(48.6%), 비상장 기업의 경우 성과보상 방식으로서 장점이 없음(31.0%), 복잡한 제도 및 행정절차(12.2%) 등을 이유로 답했다.

초기 단계 투자 부족…"기술 벤처, 장기 투자 필요"

최근 스타트업들이 겪는 투자 문제도 인력난과 궤를 같이한다. 수익 창출이 가시화할 정도로 성장한 스타트업에는 투자가 몰릴 수 있지만 초기 단계 투자는 줄고 있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한국으로의 스타트업 투자액에서 초기(25.2%) 투자 비중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0%포인트 감소했다. 이에 반해 후기 단계 투자 비중(72.9%)은 20%포인트가량 증가했다. 한 스타트업 CEO는 "장기 투자가 필요한 기술 기반 벤처는 투자를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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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창업한 지 5년 내 문을 닫는 스타트업이 전체의 7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기업 생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창업기업의 5년 차 생존율은 29.2%에 그쳤다. 스타트업의 5년 생존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하며 3분의 2는 망한다는 얘기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평균 생존율이 40%를 웃도는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낮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국장은 "제1벤처붐이 계속됐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의 벤처 강국이 됐을 것"이라며 "지금은 샴페인을 터트릴 때가 아니라 제2벤처붐의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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