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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채 만한 바위' 싣고 질주…화물트럭 어쩌다 '예비 살인마'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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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트럭 안전문제 우려 커져
최근 5년간 화물차 과적 적발 연평균 4만건 이상
'예비살인마', '도로 위 시한폭탄' 오명도
운송업계 관행·취약한 고용 상태 등 여러 요인
전문가 "정부 안전운임제 확대해 안전사고 줄여야"

'집채 만한 바위' 싣고 질주…화물트럭 어쩌다 '예비 살인마' 됐나 지난 4일 경기 남양주 한 도로에서 바위를 가득 실은 채 달리는 덤프트럭 모습.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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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거대한 바위를 잔뜩 실은 채 도로를 주행한 덤프트럭 사건이 알려지면서 안전기준을 지키지 않는 과적 화물차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차량들을 두고 '예비 살인마', '도로 위 시한폭탄' 등 강한 어조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 화물트럭 운전자들의 과적 적발 건은 최근 수년 동안 줄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과적 차량은 운송업계 관행·운전자의 고용 상태 등 여러 요인이 얽혀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출근길 예비살인마를 봤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이날 경기 남양주시 한 도로에서 운전을 하던 중 거대한 바위를 화물칸에 실은 채 아슬아슬하게 주행하는 차량을 봤다며 "트럭이 보이는 순간 욕이 나올 뻔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작성자가 게시글에 첨부한 사진을 보면, 해당 트럭은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화물칸 전체에 커다란 바위를 적재한 상태다. 바위는 트럭 바깥쪽이 가득 채워져 금방이라도 굴러떨어질 것처럼 위태로운 모습이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저게 쏟아 내리기라도 하면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것", "도로 위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빨리 붙잡아서 처벌했으면 좋겠다" 등 트럭 운전자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논란이 커진 가운데 경기북부경찰청은 수사에 착수했고, 지난 17일 해당 트럭 운전자를 검거했다. 운전자는 경찰에 "경첩이 고장 나서 (안전장치를 할 수 없었다)"라며 "일감을 놓칠 수 없어 부득이하게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집채 만한 바위' 싣고 질주…화물트럭 어쩌다 '예비 살인마' 됐나 지난 2017년 경남 창원-김해간 장유방향 창원터널 앞에서 엔진오일을 드럼통에 싣고 이송하던 5t 화물차가 폭발해 3명이 숨진 사고 현장. / 사진=연합뉴스


화물트럭 운전자들이 이 같은 '위험한 주행'을 벌이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화물트럭에 권고 적재 중량 이상의 화물을 싣고 도로를 주행하는 '과적' 행위는 이전에도 여러 번 적발된 바 있다.


지난 2019년에는 화물차 기사 A 씨가 4년 동안 25t 화물트럭에 100t이 넘는 석재를 싣고 주행하면서,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전북 한 공무원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붙잡혔다.


2017년 11월에는 경남 창원터널에서 화물차가 폭발, 운전기사 B 씨 등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과적 화물차에 실려 있던 드럼통이 반대편 차로에 떨어지며 피해가 확대됐다.


과적 화물차는 급커브길을 주행하거나 갑자기 정지할 경우 화물이 쏟아져 내려 주변 사람이나 차량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또 화물을 실은 차체에 부담을 준다는 점에서도 안전 우려가 있다. 트럭이 화물 무게를 버티지 못해 브레이크 장치가 망가지면 연쇄 추돌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로에서 과적 화물차가 적발되는 사례는 줄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과적 화물차 적발 건수는 평균 4만6000건으로, 5년간 계속해서 4만건 이상을 기록해 왔다. 화물차 사고로 인한 누적 사망자 수는 같은 기간 1143명으로, 택시(970명), 버스(784명)보다 많다.


문제는 과적 화물차 문제의 원인이 단순히 화물차주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화물 운송업계 특유의 하청 관행, 사실상 자영업자에 가까운 화물차 운전자의 고용 상태 등 여러 요인이 얽힌 문제이기 때문에 도로 단속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채 만한 바위' 싣고 질주…화물트럭 어쩌다 '예비 살인마' 됐나 경기도 의왕시 부곡동 의왕 ICD(내륙컨테이너기지)에서 화물차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내 화물운송 시장은 크게 화물 주인(화주)과 화물차 주인(차주)의 계약 관계로 양분된다. 화물을 운송해야 하는 화주가 운전을 맡는 차주에게 운송을 하청 맡기는 방식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차주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 형태로 고용돼 있다. 특수고용직은 근로자 스스로 고객을 찾아 노동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당을 받는 형태의 노동자다. 사실상 1인 자영업자에 가깝기 때문에 화주와의 협상력이 낮고, 시장 자체도 경쟁이 치열해 수당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


이렇다 보니 차주들은 더 많은 수당을 받기 위해 트럭에 화물을 무리해서 적재하고 운전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지적이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일부 화물에 대한 '화물차 안전운임제'를 시행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차주가 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화물 무게·운송 거리 등을 고려해 공표하는 제도다. 정부가 차주 운임을 표준화함으로써 화주가 무리한 하청 조건을 요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문가는 현행 안전운임제도를 전체 화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화물운송연대본부 관계자는 "특수고용직인 화물차 운전자는 일반 근로자의 최저임금처럼 최저 운임을 결정할 수 있는 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경기 불황 시기에는 차주들이 악조건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이를 막고 화주들에게도 더 많은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안전운임제"라며 "실제 운임이 늘어날수록 안전사고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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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현행 안전운임제는 시멘트, 수출입 컨테이너에만 적용되는데 이는 국내 전체 화물차 수인 41만대 중 2만여대밖에 적용되지 않는다"라며 "안전운임제가 적용되는 화물 목록을 확대해 최대한 많은 운전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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