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또 한번 가상화폐 '도지코인'을 언급했다. 수많은 개미 투자자를 몰고 다니는 '머스크의 입'이 이번에도 도지코인 가격에 영향을 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머스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지의 날 오후(Doge day afternoon)'이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이후 곧바로 '도지의 날 오후의 기원 : 고대 로마인들은 시리우스가 덥고 무더운 날씨의 원인이라고 믿고 시리우스의 화를 달래기 위해 도지데이가 시작될 무렵 도지코인을 제물로 희생시켰다"고 적었다.
머스크가 언급한 '시리우스'는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로, '큰개자리'의 알파성이다. '시리우스'에 대한 언급은 '도지'(Doge)와 철자가 비슷한 '개'(Dog)로 빗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16일에도 패션잡지 '보그'(Vogue)를 패러디해 개를 모델로 한 '도그'(Dogue) 이미지를 SNS에 게시한 바 있다.
도지 코인은 지난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재미삼아 만든 가상 화폐다. 당시 이들은 인터넷 밈(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의 소재로 인기를 끌었던 일본 시바견을 마스코트로 '도지코인'을 만들었다.
'도지코인'은 당초 비트코인 열풍을 풍자하기 위해 재미삼아 만들어진 것이다. 출시 초기에는 아예 장난코인 (joke coin)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지난해 가상화폐의 열렬한 지지자인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SNS에 "도지(Doge)"라는 짧은 단어를 언급했다. 이후 "도지코인은 시민들의 암호화폐" 등의 트윗을 연달아 올리며 도지코인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후 '게임스톱 사태'와 함께 미국 개미군단의 집결지였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일부 사용자들이 도지코인에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도지코인은 순식간에 주류 가상 화폐로 떠올랐다.
지난달 10일에는 머스크가 "내 아들을 위해 도지코인을 샀다"는 트윗을 올리며 가세했다. 머스크의 말에 도지코인의 가격은 순식간에 16% 급등한 0.087달러로 치솟았다. 지속적인 머스크의 언급에 1월 말 10억달러 수준이던 도지코인 시가총액은 한 때 100억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한편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월가보다 머스크'라는 말이 돌고 있다. 머스크가 비트코인부터 도그코인, 게임스톱에 대해 발언하거나 SNS상에 언급하는 것이 가상화폐의 가격을 급등·급락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여론조사 업체 피플세이(Piplsay)가 지난달 6일에서 8일까지 3만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7%는 "머스크의 트윗을 보고 투자한 적 있다"고 답했다.
그야말로 자본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머스크의 '입방정'에 전 세계 개미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이번 트윗으로 도지코인의 가격이 또 한번 급등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14일 오후 5시 45분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도지코인은 전일대비 2.46% 하락한 71.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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