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현재 테슬라 자율주행차에 탑재할 5㎚급 시스템 반도체를 연구개발(R&D)하고 있다. 극자외선(EUV) 공정이 적용된 5㎚ 반도체는 세계적으로 삼성전자와 TSMC 등 극소수의 회사만 생산이 가능한 첨단 제품이다. ▷관련기사 2·3면
삼성전자는 그동안 테슬라에 EUV가 아닌 불화아르곤(ArF) 노광 공정을 거친 14㎚급 칩을 공급해 왔다. 이번에 양사가 협력을 확대하는 분야는 5㎚ 반도체를 활용한 인포테인먼트(IVI) 제품군이다. IVI에는 프로세서, 신경망 프로세싱 유닛(NPU), 보안 집적회로, 메모리,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다양한 반도체가 쓰인다. 궁극적으로 차량 내 센서, 조명, 통신 등에서 입력된 정보들을 처리하고 이를 화면으로 제공하는 역할을 해 완전자율주행에 도달케 하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부터 5G가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는 것을 넘어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6G 선점 경쟁에 뛰어들며 개발이 본격화된 만큼 IVI에 탑재되는 칩의 성능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그간 자율주행차 분야를 선도해 온 테슬라도 반드시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테슬라는 IVI를 업그레이드해 차량을 바퀴 달린 스마트폰 수준으로 만들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웨이퍼 단위당 반도체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칩을 테슬라가 제공하면 차량 시험을 거친 후 이에 맞게 양산을 위한 수율 조정을 한 후 계약하는 수순이다.
삼성전자의 최근 차량용 반도체 분야 인력 개편도 테슬라 관련 기술력 증대 및 수율 안정성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자율주행 관련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 분야 인력을 차량용 IVI 분야로 재배치하는 등 조직구조 개편했다. 테슬라향 제품 양산에 성공하게 되면 대만의 TSMC를 따돌리고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어서다.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가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7㎚급 차량용 설계 플랫폼을 공개했고, 삼성전자는 7㎚급을 건너뛰고 곧장 5㎚급 개발에 돌입할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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