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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건' 입양가족도 상처…"편견 거세질까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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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건에 누구보다 슬플 사람들
입양가족 "입양가족 아닌 학대에 초점 맞춰야"
온오프라인 애도 물결 계속…진정서 제출도 이어져
김창룡 경찰청장 "깊은 사죄…양천서장 대기발령"

'정인이 사건' 입양가족도 상처…"편견 거세질까 두려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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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양부모의 학대로 영아가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이 사건'은 입양 가족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다. 이미 아이를 입양해 잘 키우고 있는 이들에게 이번 사건은 슬픔을 넘어 두려움으로까지 번졌다. 입양가족에 대한 편견과 냉랭한 시선이 더욱 거세질까 염려하는 이가 많다.


6년 전 딸을 입양한 조선혜(42ㆍ가명)씨는 이번 사건을 접하고 무거운 돌덩이가 들어찬 것처럼 온종일 가슴이 먹먹하다고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요즘은 TV도 잘 틀지 않는다. 어린 딸이 관련 뉴스를 보고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돼서다. 평소 알고 지내던 다른 입양가족도 상황은 비슷하다. 비통한 마음과 함께 이번 일로 입양가족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시선이 더욱 심해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자녀 스스로 입양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도 많고, 주변에서도 이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주변 사람들의 걱정 어린 시선도 부담으로 느껴진다. 조씨는 "다른 입양가족도 그렇겠지만 한 번도 아이를 내가 낳은 자식이 아니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며 "떳떳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는 건 맞지만 이 일을 계기로 입양가족에 대한 편견이 생길까봐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입양가족들이 모인 한 인터넷 카페는 한시적으로 신규 회원의 가입을 제한한 상태다. 정인이 사건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갑자기 이곳을 찾는 이가 늘었다. 이 카페에서는 "자꾸만 사건의 초점을 입양에 맞추는 게 화가 난다" "학대 사실을 조기에 발견하는 게 우선인데 입양가족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겠다는 발상은 말이 안 된다"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기운이 빠진다" 등 입양가족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우려하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

'정인이 사건' 입양가족도 상처…"편견 거세질까 두려워"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가 23일 서울 마포구 홀트아동복지회 앞에서 입양 절차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16개월 정인이 학대 살인사건과 관련해 홀트아동복지회가 진행한 정인이의 입양 절차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어 입양 절차에 공적 개입을 강화해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정부에 요구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입양기관은 이번 일로 입양을 생각하거나 입양을 앞두고 있는 가족들이 위축되진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이다. 한국입양홍보회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문제점은 입양가정이 아니라 아동 학대의 관점에서 찾아야 한다"며 "그럼에도 입양가정에 뭔가 문제가 있어 사건이 일어난 것처럼 보여지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정인이 사건이 알려진 이후 온오프라인상에선 '정인아 미안해' 캠페인 등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지민과 신애라, 엄정화 등 유명인들의 추모도 이어지는 중이다. 배우 이영애는 직접 정인이가 안치된 안데르센 공원묘지를 찾기도 했다. 일반인을 중심으로 양모의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 제출도 계속되고 있다. 7일 기준 이 사건 담당 경찰을 파면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7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고, 양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국민청원 동의도 23만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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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경찰의 부실 대응을 질책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국제 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은 전날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정부가 실효성 있는 아동 보호 체계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날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경찰이 학대 신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며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서울 양천경찰서장을 서울 남부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창룡 경찰청장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수사 부실의 책임을 물어 양천서장을 대기발령했다고 밝혔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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