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금융인증서비스 체험기
클라우드 인증서 자동 연결
은행·공공기관 로그인 '3초'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인증서 클라우드 연결됨. 인증서 선택 후 암호를 입력하세요.' 우리은행이 발급한 금융결제원의 금융인증서를 받고 개인 컴퓨터로 공공기관에 로그인을 시도하자, 약 3초 만에 클라우드에 저장된 인증서가 연결됐다는 표시가 떴다. 짜증을 유발하던 액티브엑스(Active X)나 보안프로그램 설치 알람은 없었다.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가 종료된 10일 우리은행을 통해 금결원의 금융인증서비스를 이용해보니 발급 절차는 다소 복잡했지만 한 번 등록하면 각종 공공기관에 쉽고 빠르게 로그인 할 수 있었다. 금융인증서비스는 기존의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기 위해 금결원과 은행권이 공동으로 선보인 새로운 인증서다. 우리은행과 대구은행은 미리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 각각 지난달 17일, 지난 4일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증을 받기까지는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부터 약 8가지 과정을 거친다. 약관 확인, 신분증 촬영 혹은 기존 보안카드 번호 입력, 계좌인증 등이다. 핀(PIN) 번호와 패턴, 생체정보를 차례로 입력하기까지 약 10분이 소요됐다.
최초 등록이 마무리되면 이후부터는 기존 공인인증서보다 편리하게 쓸 수 있다. 인증서가 자동으로 클라우드에 저장돼 이용자가 따로 이동ㆍ복사하지 않아도 된다. 로그인을 위한 각종 보안프로그램 설치도 없다. 고용노동부 '민원마당'이나 보건복지부 '복지로'에서 금융인증서비스를 사용하니 별다른 절차 없이 업무를 요청할 수 있었다. 인터넷ㆍ모바일 뱅킹을 이용하는 고객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1인당 1개만 발급된다.
발급 절차 다소 어려워도 보안·편리성 탁월
금융인증서비스는 통신3사의 패스(PASS), 네이버ㆍ카카오 등 빅테크(대형 정보통신 기업)가 제공하는 사설 인증서보단 발급 절차가 복잡한 편이다. 예를 들어 패스나 네이버 인증서는 1분 안팎의 시간 동안 불과 서너단계의 절차만 거치면 발급된다. 카카오페이 인증서는 '나도 모르게' 가입될 정도로 간소화됐다는 평가다.
금결원 금융인증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복잡한 건 다수 금융기관 및 공공기관에서 폭넓게 사용하려면 비교적 까다로운 신분 확인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통신사나 빅테크,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이 발급한 인증서의 경우 금융실명법이 규정하는 실명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금융거래나 공공기관 사용에 제한이 따를 수도 있다.
금융인증서비스는 보안 측면에서도 공인인증서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결원의 자체 클라우드에 보관되기 때문이다. 공인인증서는 사용자가 직접 하드웨어에 보관하거나 이동식저장장치(USB)에 저장해야 해 해킹ㆍ분실 등의 위험이 뒤따랐다.
금융인증서비스는 10일부터 순차적으로 22개 은행에서 확대 시행되지만 즉시 모든 정부 홈페이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시작으로 정부24 주민등록등본 발급, 국민신문고 이용 등에 사설 인증서 등 새로운 전자서명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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