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 매체, 일본 새끼 판다 출생에 '일본과 우정'에 방점
미국 새끼 판다 출생에는 '판다 가족 귀환'에 무게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자이언트 판다(판다)'는 중국 쓰촨성 일대에만 서식하는 곰과 동물이다.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이자 전 세계 2000마리 정도 남은 멸종 위기 취약종이다.
중국은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멸종 위기 판다를 종종 외교사절로 이용한다. 귀엽고 평화로운 생김새 덕분에 우의를 상징한다.
판다는 당나라 때부터 외교관 생활을 했다는 문헌이 남아 있다. 판다가 본격적인 외교 사절 역할을 한 것은 1941년부터다. 중국 장제스 국민당 정부가 원조를 해 준 미국에 감사의 뜻으로 보낸 게 첫 사례다.
이후 중국 정부는 새로 국교를 맺거나 우호관계가 필요한 국가에 판다(희귀동물을 팔거나 기증할 수 없게 한 워싱턴 조약에 따라 1983년부터는 임대 방식으로 판다를 선물하고 있다)를 보냈다. '판다 외교'라는 말이 나온 이유다.
실제 판다가 외교에 이용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기사 2꼭지가 같은 날, 같은 매체에서 나왔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일본을 방문한 지난 24일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일본에서 태어난 판다는 중국과 일본의 우정을 증명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출고했다. 22일 일본 와카야마현 시라하마쵸 어드벤처월드에서 수컷 판다가 태어났다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직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만연한 시기에 탄생한 새끼 판다가 일본 국민들에게 기쁨을 가져다주고, 중ㆍ일 우호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축하한 내용을 기사에 담았다.
글로벌 타임스는 판다 일본 출생 소식 보도 6시간 전 '중국 네티즌, 미국 동물원에 있는 판다 가족의 귀환 촉구'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3개월 전 미국 워싱턴DC 스미소니언 국립 동물원에서 태어난 판다에 샤오치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기사였다. 13만5000여명이 새끼 판다에 붙여질 이름 투표에 참여했고, 이중 작은 기적이라는 뜻의 샤오치지가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샤오치지는 22년 된 암컷 메이샹과 23년 된 티엔티엔 사이에서 인공수정으로 태어났다고 전했다. 야생 판단의 평균 수명은 15∼20년이라고 소개했다.
중국은 2000년 메이샹과 티엔티엔을 미국에 선물했고, 2010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임대 계약이 연장됐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타임스는 메이샹의 인공 수정에 따른 출산은 '자연의 법칙'을 어긴 것이라는 중국 네티즌 반응과 메이샹 가족이 이제 중국으로 귀환해야 한다는 네티즌 의견에 무게를 실었다.
글로벌 타임스는 기사 마지막 부분에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 대사가 25일(현지시간) 개인 트위터에 올린 글을 간략하게 언급했다. 추이 대사는 "진정한 기적이며, 새끼 판다의 출생은 중ㆍ미에 희망을 준다"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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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중국의 국보급 동물 판다의 출생을 다룬 기사지만 이 두 기사에는 미국과 일본을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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