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전문 대표적 프랜차이즈 '스타벅스'
시애틀 작은 상점에서 시작된 글로벌 기업
시그니처 굿즈 등 홍보 다양화...소비자 열광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커피 원두를 판매하는 소매점에서 세계적인 커피 프렌차이즈 기업으로 거듭난 글로벌 브랜드가 있다. 바로 스타벅스 얘기다. 고객에게 고품질의 커피와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기로 유명한 스타벅스는 우리나라에서도 매출 2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커피 판매 브랜드로 5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정상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스타벅스. 미국을 넘어 유럽, 아시아까지 커피를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을 알아봤다.
◆ 시애틀 작은 상점에서 시작된 '스타벅스'
스타벅스의 역사는 약 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타벅스의 설립자인 고든 보커, 제럴드 제리 볼드윈, 지브 시글은 1960년대 샌프란시스코대학교에서 만난 동창이었다.
졸업 후 제럴드 제리 볼드윈은 영어 교사로, 고든 보커는 프리랜서 작가로, 그리고 지브 시글은 역사 교사로 시애틀에 정착했다. 커피 애호가이었던 세 사람은 양질의 커피를 공유하는 모임을 지속해가며 관계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이들은 시애틀 인근에 자신들이 직접 아라비카 원두 판매점을 열기로 뜻을 모았고, 1971년 각자 1만 달러를 투자해 지역 시장인 파이크 플레이스마켓에 작은 매장을 사들여 커피 원두, 향신료 그리고 차 등을 판매하는 '스타벅스 커피, 티 앤 스파이스'(Starbucks Coffee, Tea&Spice)라는 이름의 상점을 오픈했다.
스타벅스 브랜드명은 모비딕(미국의 해양 소설)의 등장인물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세 사람은 커피전문점을 내면서 가게 이름을 고심했다. 그리고 허먼 멜빌의 소설 '백경'에 등장하는 일등 항해사 '스타벅'(Starbuck)을 참고했다.
일등 항해사가 스타벅으로 불린 이유는 바이킹의 후예로 고래잡이 부문에서 뛰어난 능력을 갖춘 선원이라는 뜻을 담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전문점을 내기로 의기투합한 세 사람은 복수의 동업자가 사업체를 이끄는 만큼 복수를 뜻하는 S를 포함해 스타벅스로 기업명을 지었다.
기업명이 정해진 뒤 이들은 스타벅스 로고를 17세기 판화를 참고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세이렌이라는 바다의 인어로 표현했다. 이것이 오늘날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의 시작이다.
◆ 탄생 이후...커피 하나로 세계로 뻗어가기까지
매장 오픈 후, 고든 보커, 제럴드 제리 볼드윈 그리고 지브 시글은 원두 공급업체에서 아라비카 원두를 공급받아 로스팅(Roasting, 생원두에 열을 가하여 볶는 공정)한 후 팩에 담아 판매했다. 이러한 노력은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매출도 급격히 상승하는 계기가 됐다.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던 스타벅스는 1972년부터 시애틀 유니버시티 빌리지에 두 번째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1980년까지 시애틀 인근 벨뷰, 캐피톨 힐, 유니버시티 웨이 지역에 매장을 잇달아 열었다.
이후 스타벅스의 대중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 등장한다. 1983년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 커피, 티 앤 스파이스'에 합류해 원두 판매점에서 감성적 체험을 제공하는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1987년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 커피, 티 앤 스파이스'를 인수한 뒤 브랜드명을 '스타벅스사'(Starbucks Corporation)로 변경했다.
이후 스타벅스는 세계시장에 진출해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늘려나갔고, 적극적인 인수 합병을 통해 캔커피, 병커피, 인스턴트커피, 주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 스타벅스 커피에 열광하는 소비자들...그 이유는?
스타벅스는 설립 초기부터 고객들에게 최상급의 원두를 신선하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미 사업 초기부터 미국 지역 커피 제조업자들과 계약을 통해 신선한 원두를 빠르게 확보했으며, 이를 통해 고급 원두 품종인 아라비카를 미국 시장에 대중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스타벅스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로스팅 전문가들이 8개월 동안 100여 개의 원두의 품질과 맛을 연구해내기도 했다. 또한, 원두의 품종과 원산지, 로스팅 정도, 가공방법을 달리하는 블렌딩(Blending) 과정을 통해 현재 60종 이상의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원두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1995년에는 혼합 음료인 프라푸치노(Frappuccino)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프라푸치노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독특한 맛을 낼 수 있어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또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샌드위치, 수프, 케이크, 쿠키, 과일 등의 음식을 제공하는 등 커피 브랜드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는 시도를 했다.
1996년에는 처음으로 북미 대륙을 벗어나 일본 도쿄와 싱가포르에 매장을 오픈 하면서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의 수는 2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하여 1,000개를 넘어섰다. 우리나라에는 1999년 이화여자대학교 앞에 첫 매장을 열었다.
◆ 소비자들에 '제3의 장소' 제공...브랜드 홍보의 혁신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마케팅'이다. 스타벅스는 브랜드가치 구축을 위해 광고에 큰 비용을 투자하지 않는 대신 그 비용을 매장이나 사람에게 투자하여 사람들이 직접 체험하도록 하는 방식을 택했다. 집과 회사 이외의 '제3의 장소'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거의 모든 매장에서 금연 규칙을 따르고 있는 것도 체험 마케팅의 원칙 가운데 하나이다.
스타벅스 로고가 들어가 있는 드링크웨어(마실 것과 관련된 물품) 제품을 제작·판매하는 것도 브랜드를 홍보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서머 레디백' 등 한정판 굿즈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현재 스타벅스는 신제품 개발과 디지털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모바일로 손쉽게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인 사이렌오더를 내놓으면서 소비자에겐 기다리는 시간을 줄여주고, 바리스타에겐 음료 제조에 전념할 수 있게 했다. 미국,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외부 업체와 연계해 배달 서비스를 도입, 편리함을 극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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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스타벅스는 현재 약 80개국에 3만2210개 매장을 열었다. 매출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2019회계연도(2018년10월~2019년9월) 매출은 265억 달러(한화 30조 1,411억 원)이다. 이는 전년 247억 달러보다 7% 증가한 수치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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