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3명 중 1명 "코로나19로 경제적 피해 입었다"
아르바이트부터 SNS 운영까지…부업 찾아나선 직장인들
전문가 "경기악화·트렌드 변화에 따른 현상…더 확산할 것"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 직장인 강 모(29) 씨는 최근 자택 인근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유연근무제 시행 등으로 인해 근무시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강 씨는 근로시간 감축으로 임금이 줄어들자 생계유지를 위해 투잡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잠깐이었지만 무급휴직 기간도 있었고,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야근이나 특근 수당도 자연스럽게 없어졌다. 월세나 식비, 생활비, 학자금 대출 등 고정지출은 그대로인데 소득은 줄어드니 힘든 게 사실"이라며 "아르바이트 수입이 크지는 않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튜브, SNS 운영, 배달, 대리운전 등 본업과 부업을 병행하는 '투잡족'이 늘고 있다. 근로시간 감축 및 임금 감소 등 이유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불안, 소득감소 등의 여파로 생계를 위한 추가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는 재택근무, 유연근무제 등으로 여가시간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직장인 3명 중 1명이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는 설문 조사 결과도 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이 지난 8월 성인 2000명을 상대로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와 임금 변화'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3명 중 1명이 "일자리를 잃거나 임금이 줄어들었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6.4%는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었다"고 응답했으며, 20.7%는 "일자리를 잃지 않았지만 임금이 줄었다"고 답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던 지난 3~4월 당시 소득이 감소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68%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소 폭은 평균 20.9%로 조사됐다.
이렇다 보니 부업으로 눈을 돌리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3명이 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N잡러'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16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직장인 1600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N잡러 인식과 현황'을 조사한 결과 30.3%가 "현재 N잡러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현재 하는 부업으로 '카페 아르바이트, 학원 강사, 대리운전 등 오프라인 아르바이트'(37.7%), '블로거 활동, 콘텐츠 제작 등 온라인 아르바이트'(28.5%), 'SNS 등을 통한 1인 세포마켓'(13.4%), '오프라인 창업'(10.3%) 등을 꼽았다.
응답자들은 N잡을 선택한 이유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불황과 취업경기 침체로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 '정년 없는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등을 꼽기도 했다.
광고회사에 재직 중인 직장인 김 모(27) 씨는 "SNS 운영을 통해 부가 수입을 벌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는 "기존에 운영하던 계정이 있었는데 운 좋게 팔로워가 늘어나면서 제품 협찬이나 작은 광고를 받기도 했다"면서 "아직까지는 급여가 줄어들거나 근로시간이 축소되지는 않았는데 고용시장이 워낙 불안하니까 미리 다른 길을 만들어 놓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직장인 사이에서 확산하는 N잡 열풍이 더욱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잡·쓰리잡을 택하는 경향이 더욱 확산할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이런 경향이 지속할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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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소득이 줄어들거나 경기 악화도 영향이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트렌드 변화의 영향이 크다. 재택근무가 일반적인 근로환경으로 자리 잡으면서 시간적 여유가 많아지고, N잡을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라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더블잡', '미니잡' 등 본업과 부업을 병행하는 노동 형태가 늘어나고 있다. 근로자이면서 사업주 같은 복합적인 근무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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