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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삐딱하게 바라본 기술의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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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삐딱하게 바라본 기술의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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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공학박사ㆍ유비케어 사외이사


요즘은 심리학의 홍수가 발생한 것처럼 여기저기서 심리학적 용어들을 가져다 쓴다. 그중 흥미로운 개념으로 '확증편향'이 있다. 쉽게 말하면 사람들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것이다. '난 아니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확증편향은 본능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쉽게 벗어나기 힘들다. 서두의 개념을 논리적인 부정문으로 바꾸어 보자. 듣고 싶은 것을 듣지 않고, 보고 싶은 것을 보지 않는다. 이것은 나이가 어릴수록 참기 힘든 일이다. 확증편향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의 생각을 끊임없이 의심해봐야 한다. 모든 것을 아우르는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려면 상당한 수준의 훈련이 필요하다.


확증편향이 심할 경우에는 눈 앞에 확실한 증거가 있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나타난다. 누군가를 의심하기 시작하면 의심스러운 정황들만 보인다. 반면 사기꾼을 믿다보면 이상한 구석들이 많은데도 믿고 싶은 부분만 듣다가 결국 사기를 당하고야 만다. 이같은 확증편향은 개인사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시각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인간은 산업 혁명을 거치면서 무엇을 성취하였을까. 대량 생산의 시대를 맞이한 세계는 경제ㆍ정치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맞이했다. 내연기관의 발달로 자동차가 보급 되면서 세상은 좁아졌다.


일련의 산업혁명이 가져온 결과는 시간을 줄이는 일이다. 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검색을 통해 순식간에 알아낼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더 빨리 가고 있지 않지만 인간이 만들어내는 효율성의 극대화로 인해 일을 처리하는데 필요한 단위시간이 줄어들었다.


또한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도 인간이 만들어내고 이름을 붙여 개선해왔다. 인간이 아닌 산업혁명의 대상인 입장에서 보면 그것들도 확증편향이 있을까. 어떤 기술이든 인간이 개입해서 좀 더 빠른 대체 수단을 만들기 때문에 언젠가는 사라질 운명이다. 그러니 새로운 기술이 나와도 무시해버리는 확증편향이 있을 수 있다. 기술입장에서도 죽고 싶지 않다. 신기술의 장점을 무시하고 문제점을 확대해석하면서, 한물간 기술은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하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동안은 두가지 기술이 공존하는 현상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시기에 인간의 개입은 기술이 가지는 확증편향을 극복하는 치료제로 작동해서 결국은 신기술의 세계로 넘어가게 된다.


시간단축 현상은 이제는 빠른 게 좋은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만들면서, 더 빨라져야 한다는 또 다른 강박을 만들고 있다. 지금이 4차 산업혁명 시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과거 산업혁명 시기에는 뚜렷한 하나의 기술이 특징적으로 구분 지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소위 ICBM(IoT, Cloud, Big Data, Mobile)으로 명명하는 모든 기술을 다 들이대고도 모자라 인공지능(AI)의 시대라고 한다. 이런 것들이 합쳐져서 어떠한 기술이 나올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구기술과의 공존 기간 일수도 있다. 어쩌면 인간의 시간에 대한 강박이 만들어낸 '상상임신' 같은 기간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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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 개발자는 대중이 듣고 싶은 말을 최대한 극적인 방법으로 전달하면서 대중의 확증편향을 자극한다. 로봇이 계단을 올라와서 개발자와 악수하며"새로운 기술은 옳다"고 말하는 장면은 4차산업의 완결판 같은 이미지를 연출한다. 그러나 실제의 로봇은 그 장면만을 위해서 만들어진 전문기기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이 실수로 잘못이야기 한 내용을 귀신같이 제대로 알아 맞추는 인공지능은 실제로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산업혁명이라는 확증편향에서 잠시 벗어나 세상을 바꾸는 진정한 산업혁명에 대한 비판적인 고찰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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